삼성전자 "올해가 마지막 도약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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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매출과 세전이익 목표를 작년보다 10% 이상 늘어난 70조원과 9조4000억원으로 각각 정했다.
고유가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등 외부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비자금 특검수사로 경영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실적 목표치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최고기업도 한순간 몰락"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8일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고유가,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경영여건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올해가) 새로운 도약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하겠다"고 주주들에게 약속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짧은 시간에 성공이라는 달콤함을 맛보았지만 외환위기라는 거대한 암흑 속에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쓴맛도 경험했다"며 "세계 최고 기업이라 할지라도 방심하다가는 한순간에 몰락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구체적인 위기의 징후로 "(반도체,LCD 등) 주요 전략사업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으며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소니가 샤프와 손잡고 10세대 패널 투자를 하는 등 일본 기업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점,세계 2위 휴대폰 업체인 모토로라의 매각에 따른 휴대폰 업계의 판도가 바뀌는 점 등도 위기 요인으로 꼽았다.
◆위기를 넘어 다시 한번 도약삼성전자는 이 같은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올해 신흥시장 마케팅을 강화하고 반도체,LCD,휴대폰 등의 기술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반도체의 경우 56나노공정 D램과 42나노공정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고,LCD는 상반기 중에 소니와의 8세대 2단계 합작투자를 성사시킬 계획이다.
윤 부회장은 "올해 매출은 작년 대비 10% 이상 높이고,이익도 작년 수준 이상을 기록하겠다"고 말했다.지난해 매출 63조1759억원,세전이익이 8조6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매출은 70여조원,세전이익은 9조4000억원 이상을 올리겠다는 것.
올해 신규 투자계획과 관련,윤 부회장은 "사내 유보금 범위 내에서 작년과 비슷한 규모로 투자하되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절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건에 따라서는 지난해 투자비 8조4700억원 이상을 투자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날 주총을 연 다른 계열사들도 부진을 딛고 재도약한다는 비전을 내놨다.
지난해 PDP패널 시황 악화로 막대한 적자를 냈던 삼성SDI는 올해 '흑자전환'을 주주들에게 약속했다.
김순택 사장은 "AM 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PDP패널 경쟁력을 강화해 올해 반드시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도 이날 주총에서 "올해는 크루즈선 시장에 진출하고 해저자원 개발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주총은 별다른 돌발상황없이 끝났다.특히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건으로 피해주민들과 환경단체 관계자들의 시위가 우려됐던 삼성중공업은 이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채 35분만에 주총을 끝냈다.
이태명/송형석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