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만 칼럼] 보상 크기와 스트레스는 비례 … 편하면서 월급 많은곳은 없어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은 많은 직장인들의 꿈이다.

새벽별을 보면서 출근해 하루가 멀다 야근하고 토요일은 물론 가끔씩은 일요일에도 출근한다.일주일에 몇 번씩 회식 때문에 술에 쪄들어 살아야 한다면 '이 회사를 그냥 다녀야 하나'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실제로 이직자의 상당수는 이렇게 일에 치여 자기 삶을 잃어버렸거나 그렇게 될 가능성을 염려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직장에서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꿈을 실현하는 직장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다음의 두 가지 전제를 간과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보상은 스트레스에 비례한다.

보상이 많고 사회적 위상이 높은 직장일수록 많은 성과를 요구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할 수밖에 없다.따라서 현재 수준의 보상과 위상을 유지하면서 스테레스가 적은 곳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싶다면 보상과 위상에 대한 기대수준을 낮춰야 한다.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게 세상의 이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직장인들이 이직을 통해 '보다 적은 스트레스와 보다 많은 보상'이라는 두 떡을 움켜쥘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꿈일 뿐이다.

기업이 경쟁을 뚫고 발전하려면 경쟁회사보다 더 많이 투입해야 한다.

이 때문에 성장하는 회사나 선발회사치고 노동강도가 약한 곳은 드물다.

갈 만한 회사들도 속을 보면 대개 노동강도가 상당히 세다.

우리는 종종 기업의 내부사정을 살피지 않고 겉모습만 보고 이직했다가 낙담한 사람들을 발견하게 된다.

더구나 이들 중 일부는 한두 번 실패를 맛보면 정신을 차릴 만하건만 여전히 '혹시'하는 심정으로 이직을 계속하다 경력을 망가뜨리고 만다.

둘째로 일과 삶의 균형은 혼자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다.

동료와 함께 조직적으로 노력해야 달성 가능하다.

우리는 종종 직장 내에서 독자적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사람과 마주친다.

이들은 동료가 야근을 하든,주말근무를 하든 아랑곳하지 않고 칼퇴근해 여가활동이나 자기계발에 주력한다.

내 일만 충실하게 하면 그만이지 다른 사람의 일이 어떻게 되든 관여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규정상으로 문제가 될 게 하나도 없지만 이런 사람은 결국 왕따가 돼서 조직을 떠나게 된다.

헤드헌팅회사에는 가끔 이런 사람들이 커리어컨설팅을 신청한다.

이들은 매력적인 학력이나 자격증 등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이 왜 조직에서 따돌림을 받는지 알지 못해 이직을 거듭하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은 직장문화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홀로 추구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다.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임직원 전체가 바뀌어야 달성할 수 있다.

물론 신입사원이나 경력사원이 입사 후 얼마쯤은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여가와 자기계발을 추구할 수는 있다.그러나 이런 사람이 조직에서 핵심인재로 성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신현만 커리어케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