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사업 진두지휘 팔 걷은 최태원 회장

다음주 중국방문 … 주춤해진 NCC. 이동통신사업 '현장조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오는 10일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11일부터 사흘간 중국 하이난섬(海南島)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이번 포럼에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우방궈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중국 고위 인사들 뿐만 아니라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등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도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포럼은 '에너지 효율화 운동과 재생 에너지원을 통한 아시아의 미래'라는 주제가 논의될 예정이어서 최 회장에겐 각별한 의미가 있다.하지만 최 회장의 이번 중국행 발걸음은 여느 때처럼 가볍지가 않다.

오히려 무겁다.

SK의 대 중국 사업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속도 떨어진 중국 사업

SK에너지가 중국에서 가장 야심차게 준비해온 사업은 중국 최대 국영 에너지 기업인 시노펙(SINOPEC)과 후베이성 우한시에 나프타분해설비(NCC)를 세우는 프로젝트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연산 80만t 규모의 NCC 설립을 위해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다.올 연말까지 합작을 위한 본계약 체결도 불투명하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에 연 200만t씩 수출해온 아스팔트마저 최근 마진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걱정거리가 보태졌다.

중국에서 벌이는 생산기지 건설 및 현지 판매사업 모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내 통신사업은 더욱 복잡하다.

SK텔레콤은 2006년 중국 통신사업 확대를 위해 현지 2위 이동통신 회사인 차이나유니콤에 1조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했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차이나유니콤의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사업을 분리 매각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SK텔레콤의 중국 통신사업이 혼란에 빠져들었다.

차이나유니콤의 지분 6.61%를 보유한 SK텔레콤은 차이나유니콤의 회사 가치 변동을 우려하고 있다.

뾰족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국내에서 축적한 CDMA 기술을 활용,차이나유니콤을 통해 중국에서 CDMA 통신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계획이었지만 사업 전략을 일부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차이나 인사이더는 계속된다"


기로에 선 SK의 중국 사업을 재도약시키기 위해 최 회장은 이번 중국 방문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이번 포럼 기간 동안 우방궈 상무위원장,원자바오 총리 등 중국 고위 관료들과의 단독 면담을 추진키로 했다.

SK텔레콤의 차이나유니콤 지분 문제와 함께 중국의 3세대 이동통신기술(TD-SCDMA) 사업에 공동 참여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또 시노펙과 합작을 추진중인 우한 NCC 건설 현장 등을 방문하고 시노펙 고위 관계자들과도 회동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최근 우한 NCC 착공식에 초대받는 등 긍정적인 협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SK에너지가 3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는 선에서 올 연말 전까지 모든 합의를 마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또 "차이나유니콤 지분 문제 역시 불이익을 최소화할 계획이며,중국 중심의 글로벌 경영을 추진한다는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 전략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