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萬寫] 못난이 떡갈나무


미국 뉴햄프셔주 내슈아에서 벌목공 마이크가 찡그린 사람 얼굴 모양을 한 떡갈나무 단면을 들어보이고 있다.

10년 넘게 벌목 일을 해온 마이크는 희한한 모습의 나무를 보고 잠시 생각에 빠진다.나무도 화를 내는 걸까.

몸은 고달파도 숲속에서 나무의 향기를 맡는 게 좋아 이 일을 계속해온 마이크는 문득 잘려나가는 나무의 아픔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음을 깨닫는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본다.그 빽빽했던 떡갈나무숲은 어느새 휑하게 변했고 풀섶을 스치고 지나가는 동물들의 기척도 이젠 듣기 힘들어졌다.

잘려나간 나이 어린 떡갈나무를 내려다 보자 마이크의 귓가에 아프다고 우는 아이의 소리가 울린다.

글=신경훈 영상정보부장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