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 반등의 청신호는 켜졌다"

침체일로를 걷던 중국 증시가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리인상이라는 긴축카드가 힘을 잃고 있고, 보호예수 해제 물량도 점차 줄어드는 등 바닥 탈출을 위한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점에서 중국 주식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슬슬 매수에 나서도 될만한 시점이지만 눈높이는 낮추는게 좋아 보인다.

8일 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청명절 연후 이후 빠르게 반등 국면에 동참하고 있다"면서 "홍콩 H지수의 경우 하락폭의 25% 가량을 회복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극심한 가격 조정으로 주가가 과매도권에 진입, 자율 반등이 가능한 상황이고 인플레나 경기 둔화에 대한 정부의 불안한 시각이 다소 잦아들었다는 점 등이 반등의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 주가 급락 국면에서 하락 기울기가 워낙 가팔라 반등시 매도 물량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는 점에서 추가 반등시마다 주가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일단 현재 상황은 여타 글로벌 증시와 마찬가지로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허 연구원은 "가격적인 측면에서의 부담이 지난 10월말에 비해 크게 줄어 소위 바닥 또는 무릎 부근에서 신규로 중국 증시에 접근하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반등시 주가가 흔들릴 때마다 큰 부담 없이 매수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남아있는 리스크와 그에 따른 1차 반등의 고비는 다음주로 예정된 3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3월 지표가 2월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른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신영증권은 "다음주 물가지표와 함께 발표될 성장률이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경우 주식시장은 긍정적으로 화답할 것"이라면서 "다음주는 중국 증시의 최근 상승이 단순한 저가 매수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어쨋든 중국 증시가 반등의 기반은 마련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인 매력이 이전보다는 못하다는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중국 경제와 실적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란 점에서 그간 중국 증시의 조정 국면은 버블 붕괴가 아닌 밸류에이션 재조정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펀더멘털 환경은 양호하나 주가의 고평가 상황이 부담이라면 당분간은 중국 경제와 증시가 처한 환경을 다른 기준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

이 증권사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중국 본토 시장은 재조정 과정이 조금 더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홍콩에서 거래되는 중국 주식들은 이미 단기적으로 매력적인 영역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위협에 직면하고 있어 중장기 투자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기 위해서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소비위축이 우려되고, 금리인상 대신 위안화 절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고자 할 경우 자칫 수출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처럼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조절하고 경기를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이전보다 좁아진 상황"이라면서 "인플레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이는 경제 및 주식시장에 위험 요인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중국의 펀더멘털이 당초 전망보다 나빠질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H지수를 중심으로 한 중국 주식의 투자 수익률이 좋을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인 투자매력도는 이전보다 낮춰 접근해야할 것으로 보인다는게 이 증권사의 판단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