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2단계 中공략 코드는 '현지화'

베이징 제2공장 준공… '빅3'구축
베이징 제2공장 준공… 폭스바겐.GM과 '빅3' 구축

현대.기아자동차가 8일 베이징 제2공장을 준공,중국 내 현지 생산능력을 103만대로 늘렸다.생산 규모에서 폭스바겐(111만대),GM(110만대)과 비슷한 '빅 3'에 안착,64만대인 도요타와 48만대 수준인 혼다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국내 생산능력(300만대)에는 못 미치지만 유럽(80만대)과 미국(60만대),인도(60만대) 등 주요 글로벌 생산거점 가운데서는 단연 최대다.

현대차는 이날 첫 중국형 전략 차종인 '아반떼 위에둥(悅動)'(현지 모델명 엘란트라 위에둥)을 내놓는 등 2단계 중국 시장 공략 코드를 철저한 현지화에 맞췄다.◆MK의 집념,"중국을 잡아라"현대.기아차는 지난해 33만여대였던 중국 시장 판매량을 2010년까지 104만대(직접 수출 포함)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생산과 판매 모두 '100만대 클럽'에 가입해 중국에서 독일 폭스바겐,일본 도요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의 자동차 수요는 2020년께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이런 이유로 중국 시장 공략을 최대 과제로 꼽아 왔다.

2002년 베이징현대 출범부터가 정 회장의 물러서지 않는 집념과 노력의 결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는 2002년 말 EF쏘나타를 처음 내놓은 데 이어 엘란트라,투싼,엑센트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지난 2월엔 중국 내 자동차회사 가운데 최단기간 생산.판매 누계 100만대 돌파라는 성과를 거뒀다.

정 회장은 베이징현대의 성공을 위해 해마다 중국을 방문하며 생산.판매를 독려해 오고 있다.

인맥도 꾸준히 넓히고 한.중 경협에도 적극 나서 2003년 6월 한국인 최초의 베이징 명예시민이 됐다.

이번 방문 때도 민간 외교를 활발히 벌였다.현대차는 "정 회장이 자칭린 주석 등 중국 정부 주요 각료들과 조찬을 갖고 완성차 생산을 비롯해 연구,판매,금융,애프터서비스,물류 등 자동차산업 전반에 걸친 중.장기적 발전 방향을 협의했다"고 전했다.

자칭린 주석은 정 회장에게 "현대.기아차는 중국에 진출한 외자기업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베이징 시민의 자랑"이라며 "중국 자동차산업의 대표 기업이자 양국 교류의 상징이 돼 달라"고 말했다.

◆승부수 띄운 첫 중국 특화모델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심각한 판매 부진을 겪었다.

2006년 40만대를 넘던 판매량이 지난해 33만여대로 곤두박질쳤다.

경쟁사들의 가격 인하 공세와 소비자 수요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이었다.

다행히 올 1분기 판매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지난해 동기보다 좋아져 분위기는 상승세다.

현대차는 베이징 2공장 가동에 맞춰 내놓은 첫 중국형 전략 차종인 '아반떼 위에둥'을 통해 확실한 세몰이에 나설 방침이다.

펑샤오핑 현지 딜러는 "위에둥은 세련된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 등에서 강점이 많아 벌써부터 딜러들 사이에서 물량을 먼저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위에둥 10만대,기존 아반떼XD 12만5000대 등 전체 판매를 38만대까지 끌어올려 시장점유율을 4.6%에서 6.1%까지 높일 방침이다.위에둥 판매가는 아반떼XD(9만~11만위안)보다 다소 높은 9만9800위안(1400만원)~12만9800위안(1800만원)으로 책정했다.

베이징=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