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처녀 같은 샌프란시스코 '생생 유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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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는 미니 스커트 차림의 봄처녀다.
눈부신 햇살,풋풋한 바닷바람에 언제나 기분이 상큼하다.케이블카의 짧고 급한 종소리도 마찬가지.도심의 소음을 배경으로 딱딱 끊어지는 하모니카 선율에 사람들의 일상을 담은 리 오스카의 '샌프란시스코 베이'풍 경쾌함이 가득하다고나 할까.
'프린세스 다이어리','웨딩 플래너' 등 수많은 로맨스 영화의 배경이 된 이유가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다.
■미 서부의 랜드마크 금문교=샌프란시스코 관광 1순위는 역시 금문교다.금문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현수교 중 하나로 꼽히는 다리.짙은 안개와 함께 샌프란시스코를 상징하는 건조물이기도 하다.
남안의 샌프란시스코 시와 북안의 마린 카운티를 연결하는 다리는 1933년 착공해 5년여의 대공사 끝에 완공됐다.
길이 2.825㎞,폭 27m로 착공 당시 건설이 불가능하다는 통념을 깨고 완공된 것이어서 미국 토목학회에서는 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꼽기도 한다.샌프란시스코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붉은 색의 이 다리의 진면목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걸어서 건너는 게 좋다.
자동차를 타고 진입할 때와는 달리 무료다.
다리를 지나자마자 오른편에 작은 공원이 나온다.금문교 사진 포인트다.
마린 카운티 쪽의 조망대인 비스타 포인트는 샌프란시스코와 알카트래즈 섬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노을이 질 때의 기념사진 촬영장소로 안성맞춤이다.
다리를 걸어서 건널 때는 세찬 바람을 주의해야 한다.
금문교공원은 산책하기 좋다.
한때 황무지였던 공원은 푸른 잔디와 나무가 가득해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식물원과 미술관,자연과학박물관도 구경할 수 있다.
■파도처럼 이어지는 언덕의 도시=샌프란시스코는 40여 개가 넘는 언덕에 자리하고 있는 도시다.
덕분에 거의 모든 거리의 언덕에서 샌프란시스코만의 정경을 접할 수 있다.
놉,러시안,텔레그라프,마운트 데이빗슨,린콘,론 마운틴,트윈 픽스 등 7개의 언덕을 꼽아 '일곱개의 언덕의 도시'란 별칭으로도 불린다.
트윈 픽스에서의 조망이 특히 좋다.
트윈 픽스는 해발 270m의 2개의 언덕.샌프란시스코의 언덕 중 유일하게 자연상태로 남아 있는 언덕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에 서면 360도로 샌프란시스코를 구경할 수 있다.
안개가 많이 끼는 여름날의 오전을 제외하면 금문교와 다운타운,베이 브리지,샌프란시스코 공항까지 한눈에 잡힌다.
해넘이와 야경 포인트로도 잘 알려져 있다.
대중교통 수단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게 조금 불편하다.
트윈 픽스에서 내려와 시내 중심으로 들어서면 미국인지 중국인지 헷갈릴 정도로 큰 차이나 타운이 나온다.
■낭만의 선창 피셔맨스 워프=시내 중심에서 북쪽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피셔맨스 워프에 가면 입이 즐겁다.
바닷가재나 연어,새우 등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싸게 맛볼 수 있다.
거리의 악사나 퍼포먼스를 하는 예술인들이 관광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피셔맨스 워프에서도 제일 유명한 '피어39'에선 물개들이 나른한 오후의 한때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피어39에 있는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은 색다른 볼거리를 찾는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색다른 덕투어와 크루즈 유람=수륙 양용 오리자동차 투어(덕 투어)가 색다르다.
2차 대전 중 실제 사용했던 상륙선박을 개조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90여분간 피셔맨스 워프,샌프란시스코 베이,차이나타운,노스 비치,사우스 비치 등 샌프란시스코의 주요 관광명소를 돈다.
그레이 라인의 코치 아메리카도 샌프란시스코를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 버스관광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코치 아메리카는 레드&화이트 플리트의 샌프란시스코 베이 크루즈로 연결된다.레드&화이트 플리트는 샌프란시스코 최초의 크루즈로 영화 '더 록'으로 더 유명해진 감옥 알카트래즈와 금문교 등을 도는 크루즈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