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와인만 심장에 좋다? 화이트는 섭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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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나 소주를 즐겼던 직장인들이 와인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술 선물로 양주 대신 와인을 찾는 이가 늘고 있으며 와인 강좌마다 수강생들로 넘쳐날 정도다.와인이 건강에 좋은 이유는 알코올 외에 각종 기능성 물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10도 와인에는 87%의 수분과 10%의 알코올이 들어 있고 나머지 3%에 포도주의 진짜 얼굴이 숨어 있다.
특히 3% 중 0.2%를 차지하는 폴리페놀계 화합물은 심혈관계 질환 예방,노화 방지 등의 효과를 낸다.페놀 핵을 여러 개 갖고 있는 폴리페놀 성분으로는 타닌,안토시아닌,카테킨,에피카테킨,퀘르세틴,레스베라트롤 등이 있다.
쇠에 녹이 슬 듯 세포가 산화하면 인체는 노화되고 병이 생기는데 이들 폴리페놀계 항산화성분은 신체가 에너지 대사 후 내놓은 유해 활성산소를 무독화시킨다.
이 중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억제하는 안토시아닌 등은 블루베리,라즈베리(복분자) 등에도 풍부하나 포도주의 진정한 강점은 새로 부각되고 있는 레스베라트롤에 있다.레스베라트롤은 수명 연장과 관련 있는 'SIRT-1' 유전자를 활성화한다.
그동안 수명 연장 효과가 입증된 것은 섭취 열량을 줄이는 소식(少食)뿐인데 레스베라트롤도 이런 효과가 기대돼 많은 학자들이 긍정적으로 연구 중이다.
레스베라트롤은 포도의 껍질과 씨에 집중돼 있다.그런데 포도나 포도 주스를 먹으면 레스베라트롤이 체내에 거의 흡수되지 않는 반면 포도주에 들어 있는 레스베라트롤은 마이크로몰(자기 분자량의 100만분의 1에 해당하는 양) 단위 이상으로 흡수된다.
이 정도 양만 인체에 흡수돼도 장수에 상당한 효과를 미친다는 게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다.
결국 적정량의 와인은 생포도나 포도 주스보다 심혈관계 질환과 노화 예방에 유익하다.
와인의 레스베라트롤 함량은 포도의 품종과 산지,빈티지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 나파밸리에서 생산된 카르베네 소비뇽이라도 1989년 빈티지는 0.09㎎/㎗의 레스베라트롤을 함유한 반면 1994년 빈티지는 8.9㎎/㎗나 된다.
또 같은 1989년 빈티지라도 산지가 다른 이탈리아 트렌티노산은 7.17㎎/㎗나 된다.
미국에서 전 세계에 판매되는 700여종의 포도주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과 프랑스 중부 및 론강 유역,캐나다 등지에서 생산된 포도주의 레스베라트롤 함량이 높았다.
반면 당도가 높고 달콤해 인기를 끄는 미국 캘리포니아산 와인은 다른 지역에 비해 레스베라트롤 함량이 낮았다.
이는 포도 품종이 다른 데다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고 자라는 여타 지역의 포도와 달리 캘리포니아 포도는 상대적으로 윤택한 환경에서 재배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레스베라트롤은 곰팡이에 대항하기 위해 포도가 만들어낸 물질로 포도의 생존 환경이 너무 좋거나 곰팡이를 없애기 위해 농약을 살포하면 생기는 양이 매우 적어진다.
흔히 레드와인이 화이트와인보다 심장질환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와인 1ℓ당 폴리페놀 함량은 레드와인이 1∼3g으로 화이트와인의 0.2g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나 광범위한 역학연구 결과 사망률을 낮추는 데는 두 와인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장관상동맥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두 와인 모두 혈관내피세포의 혈관정화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량의 음주는 주종에 상관없이 심혈관계 질환에 유익하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밝혀져 있다.
하지만 와인이 여러 기능성 물질의 유익성을 고려할 때 비교우위를 갖는 것은 분명하다.
와인과 와인에서 알코올을 뺀 것을 비교했을 때 동등한 심혈관질환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절제를 잃고 술을 마신다면 그것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된다.
특히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 건강을 위해 일부러 와인을 마실 필요는 없으며 누구든 하루 한 잔 이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동주 고려대의료원장(순환기내과)
1.와인의 적정 음주량은?
와인의 도수(알코올 함량 7∼13%)에 따라 다르나 하루에 한 잔(100㏄)이 적당하다.
통상 남자는 두 잔,여자는 한 잔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2.레스베라트롤이 치매도 예방?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축적돼 치매가 유발되는 것을 억제한다.
이에 필적할 음식으로는 카레 생강을 들 수 있다.
3.'프렌치 패러독스'의 실체는?
와인을 즐기는 프랑스 사람은 심장관상동맥질환의 발병률이 낮다.
와인 덕택이기도 하지만 프랑스인이 육류를 적게 섭취하고 올리브유 과일 채소를 많이 먹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간질환 사망률은 유럽 국가 중 높은 편에 속한다.
4.국산 포도주는 왜 안되나?국내에서 많이 재배되는 캠벨얼리 델라웨어 거봉 등은 육질이 많은 품종의 특성상 레스베라트롤이 덜 생기는 데다 비옥한 토양에서 자라고 농약을 살포하므로 와인용으로 부적합하다.
도움말=김정하 고려대 안암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
술 선물로 양주 대신 와인을 찾는 이가 늘고 있으며 와인 강좌마다 수강생들로 넘쳐날 정도다.와인이 건강에 좋은 이유는 알코올 외에 각종 기능성 물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10도 와인에는 87%의 수분과 10%의 알코올이 들어 있고 나머지 3%에 포도주의 진짜 얼굴이 숨어 있다.
특히 3% 중 0.2%를 차지하는 폴리페놀계 화합물은 심혈관계 질환 예방,노화 방지 등의 효과를 낸다.페놀 핵을 여러 개 갖고 있는 폴리페놀 성분으로는 타닌,안토시아닌,카테킨,에피카테킨,퀘르세틴,레스베라트롤 등이 있다.
쇠에 녹이 슬 듯 세포가 산화하면 인체는 노화되고 병이 생기는데 이들 폴리페놀계 항산화성분은 신체가 에너지 대사 후 내놓은 유해 활성산소를 무독화시킨다.
이 중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억제하는 안토시아닌 등은 블루베리,라즈베리(복분자) 등에도 풍부하나 포도주의 진정한 강점은 새로 부각되고 있는 레스베라트롤에 있다.레스베라트롤은 수명 연장과 관련 있는 'SIRT-1' 유전자를 활성화한다.
그동안 수명 연장 효과가 입증된 것은 섭취 열량을 줄이는 소식(少食)뿐인데 레스베라트롤도 이런 효과가 기대돼 많은 학자들이 긍정적으로 연구 중이다.
레스베라트롤은 포도의 껍질과 씨에 집중돼 있다.그런데 포도나 포도 주스를 먹으면 레스베라트롤이 체내에 거의 흡수되지 않는 반면 포도주에 들어 있는 레스베라트롤은 마이크로몰(자기 분자량의 100만분의 1에 해당하는 양) 단위 이상으로 흡수된다.
이 정도 양만 인체에 흡수돼도 장수에 상당한 효과를 미친다는 게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다.
결국 적정량의 와인은 생포도나 포도 주스보다 심혈관계 질환과 노화 예방에 유익하다.
와인의 레스베라트롤 함량은 포도의 품종과 산지,빈티지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 나파밸리에서 생산된 카르베네 소비뇽이라도 1989년 빈티지는 0.09㎎/㎗의 레스베라트롤을 함유한 반면 1994년 빈티지는 8.9㎎/㎗나 된다.
또 같은 1989년 빈티지라도 산지가 다른 이탈리아 트렌티노산은 7.17㎎/㎗나 된다.
미국에서 전 세계에 판매되는 700여종의 포도주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과 프랑스 중부 및 론강 유역,캐나다 등지에서 생산된 포도주의 레스베라트롤 함량이 높았다.
반면 당도가 높고 달콤해 인기를 끄는 미국 캘리포니아산 와인은 다른 지역에 비해 레스베라트롤 함량이 낮았다.
이는 포도 품종이 다른 데다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고 자라는 여타 지역의 포도와 달리 캘리포니아 포도는 상대적으로 윤택한 환경에서 재배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레스베라트롤은 곰팡이에 대항하기 위해 포도가 만들어낸 물질로 포도의 생존 환경이 너무 좋거나 곰팡이를 없애기 위해 농약을 살포하면 생기는 양이 매우 적어진다.
흔히 레드와인이 화이트와인보다 심장질환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와인 1ℓ당 폴리페놀 함량은 레드와인이 1∼3g으로 화이트와인의 0.2g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나 광범위한 역학연구 결과 사망률을 낮추는 데는 두 와인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장관상동맥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두 와인 모두 혈관내피세포의 혈관정화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량의 음주는 주종에 상관없이 심혈관계 질환에 유익하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밝혀져 있다.
하지만 와인이 여러 기능성 물질의 유익성을 고려할 때 비교우위를 갖는 것은 분명하다.
와인과 와인에서 알코올을 뺀 것을 비교했을 때 동등한 심혈관질환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절제를 잃고 술을 마신다면 그것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된다.
특히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 건강을 위해 일부러 와인을 마실 필요는 없으며 누구든 하루 한 잔 이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동주 고려대의료원장(순환기내과)
1.와인의 적정 음주량은?
와인의 도수(알코올 함량 7∼13%)에 따라 다르나 하루에 한 잔(100㏄)이 적당하다.
통상 남자는 두 잔,여자는 한 잔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2.레스베라트롤이 치매도 예방?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축적돼 치매가 유발되는 것을 억제한다.
이에 필적할 음식으로는 카레 생강을 들 수 있다.
3.'프렌치 패러독스'의 실체는?
와인을 즐기는 프랑스 사람은 심장관상동맥질환의 발병률이 낮다.
와인 덕택이기도 하지만 프랑스인이 육류를 적게 섭취하고 올리브유 과일 채소를 많이 먹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간질환 사망률은 유럽 국가 중 높은 편에 속한다.
4.국산 포도주는 왜 안되나?국내에서 많이 재배되는 캠벨얼리 델라웨어 거봉 등은 육질이 많은 품종의 특성상 레스베라트롤이 덜 생기는 데다 비옥한 토양에서 자라고 농약을 살포하므로 와인용으로 부적합하다.
도움말=김정하 고려대 안암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