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 킹덤' 디즈니가 부활한다

창의성 경영 성과…순익 3년째 두자릿수 증가

"'꿈과 마법의 나라' 월트디즈니가 부활한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터넷판은 18일 월트디즈니가 2005년 로버트 아이거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특유의 창의성을 되찾으며 실적이 호조세를 회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9월 결산법인인 월트디즈니는 2007회계연도(2006년 10월~2007년 9월) 순이익이 전년보다 28.2% 증가한 46억달러로 2005회계연도 이후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6%, 30.7% 늘어난 355억달러,78억달러를 기록했다.

마케팅 목표 계층을 기존 유아 중심에서 벗어나 10~20대,나아가 중장년층으로 확대시킨 것이 주효했다.2006년 디즈니채널에서 방영됐던 TV영화 '하이스쿨 뮤지컬'의 경우 두 남녀 고등학생의 사랑 이야기를 그려 10대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작품은 그 후 뮤지컬과 콘서트,아이스쇼 등으로 새롭게 각색되며 총 1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애니메이션 '라따뚜이'와 로맨스 영화 '마법에 빠진 사랑' 등 영화에서도 히트작이 줄을 이었고,'위기의 주부들' '로스트' 등 성인 대상 드라마도 대성공을 거뒀다.하나의 작품을 갖고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능력 또한 월트디즈니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지난해 제작된 애니메이션 '카(Cars)'의 경우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이 영화에 등장한 자동차 캐릭터 완구를 1억개 이상 팔았고,영화를 모티브로 한 온라인게임도 인기를 모았다.

임직원들의 자유로운 창의성과 조화를 중시하는 아이거의 경영 스타일도 월트디즈니를 되살리는 데 큰 보탬이 됐다.톰 스택스 월트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임 CEO인 마이클 아이즈너가 독재자 스타일이었다면 아이거는 신중한 자유방임형에 더 가깝다"며 "아이거는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 작품을 만들었던 월트디즈니의 제작 스타일을 완전히 바꿔놨다"고 말했다.

아이즈너 전 CEO는 디즈니의 모든 영화와 드라마 작품을 직접 선택했으며 심지어 디즈니 건물의 커튼 색깔까지 자신이 골라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결국 아이즈너는 내부 직원들의 반발과 경영진과의 다툼으로 인해 주주들의 신뢰를 잃고 2005년 사임했다.

반면 아이거는 제작자들의 아이디어를 최대한 존중했다.

2006년 스티브 잡스 애플 CEO로부터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를 인수한 뒤에도 픽사 직원 특유의 재기발랄한 스타일을 그대로 살려 작품 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왔다.스택스는 "아이거가 아니었다면 사무실에서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다닐 정도로 자유분방한 픽사 직원들은 월트디즈니의 압력에 눌려 제대로 일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