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베이징올림픽 어쩌나…"

공식 스폰서…재판 결과에 발목 잡힐까 고민
오는 8월8일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공식 스폰서인 삼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거대 중국시장내 교두보를 강화,그룹의 '제 2도약'을 이룬다는 전략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특검이 이건희 회장 등 핵심 경영진을 기소함에 따라 불가피해진 재판 결과가 변수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18일 "다음 주에 쇄신책을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 흐트러졌던 조직을 재정비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라며 "그룹이 스폰서를 맡은 8월의 베이징 올림픽이 재도약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해왔는데,총수 기소라는 돌발 변수가 터져나와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 특검법은 1심 판결은 기소일로부터 3개월 내,2심ㆍ3심 판결은 각각 2개월 이내에 끝내도록 규정하고 있다.이에 따라 이 회장 등에 대한 1심 판결은 늦어도 7월 말에 나온다.

만약 1심에서 유죄 결정이 내려지면 삼성의 경영 차질이 장기화되는 것은 물론 베이징 올림픽 전략 전반에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당장 삼성의 대외 이미지가 악화돼 정상적인 올림픽 마케팅을 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이 회장의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석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이 회장은 매번 하계 올림픽 때마다 개막식에 들러 각국 스포츠 인사들을 상대로 스포츠 외교를 펼쳐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도 8월 초 베이징에서 올림픽홍보관 개관식을 가질 예정이지만 현재까지는 이 회장의 참석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무엇보다 삼성은 '베이징 올림픽을 통한 제 2 도약'이란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은 2000년부터 중국을 '제 2의 본사화'한다는 전략 아래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이 회장은 2005년 그룹 주요 사장단이 참석한 경영전략회의에서 "이제 중국시장을 더이상 값싼 노동력을 얻는 생산기지 정도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앞으로는 글로벌 경영의 교두보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베이징 올림픽은 이런 전략을 구체화할 무대였다.

삼성이 여느 대회보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 공을 들인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까지 삼성이 베이징 올림픽 마케팅에 투입한 금액은 약 2000억원에 달한다.

국익 차원의 손실도 우려된다.

1심에서 유죄 결정이 내려질 경우 국내 유일의 IOC 위원인 이건희 회장의 자격 유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만약 IOC 윤리위원회가 이 회장의 자격을 정지시키면 국내 스포츠 외교는 올스톱될 수밖에 없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