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협상 정상회담 앞두고 전격 타결] 송아지값 30만원 급락…축산농 "도산 우려"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18일 전국 우(牛)시장의 한우 거래 가격은 급락세를 보였다.

'이제 소를 키우기 더 어려워졌다'고 판단한 농민들이 송아지를 내다팔면서 송아지 가격은 보름 전보다 30만원이나 하락하기도 했다.이날 충북 괴산에서 열린 우시장에서는 188㎏짜리 상등급 송아지 거래 가격이 보름 전보다 20만원가량 떨어진 230만원 선에 형성됐다.

하등급 송아지는 30만원이나 급락,130만원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추가 가격 폭락을 우려한 한우 사육농가들이 도축을 서두르면서 공판장에서는 출하가 밀리는 모습이었다.경남 김해도축장에서는 하루 150여마리가 도축됐으나 협상이 타결된 이날엔 소규모 축산 농가들이 사육을 포기하면서 도축 물량이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암소가 시장에 많이 나왔다.

논산 계룡축협 관계자는 "가격 하락도 문제이지만 암소 출하가 늘어나는 게 더 문제"라며 "이제 번식을 더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농가들이 암소를 서둘러 팔고 있다"고 전했다.축산 농가들은 사료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까지 들어오게 돼 상당수 한우 농가들의 도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했다.

최삼호 경주축협조합장은 "작년 가을에 비해 사료값이 50% 정도 인상됐지만 한우 가격은 50만원 정도 빠졌는데 또다시 악재가 터져나와 앞으로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축산 농가들의 반발과 달리 재계는 한ㆍ미 FTA 비준을 위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며 쇠고기 협상 타결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일반 소비자들의 상당수도 "검역 문제만 제대로 관리된다면 이제 서민들도 질 좋고 값싼 쇠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류시훈/장성호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