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정상회담] 캠프데이비드 1박2일
입력
수정
"I drive" 李대통령이 직접 카트 몰아"You want to drive?"(운전하시겠습니까?)
"Yeah! Can I drive? I drive."(제가 해도 되나요? 그럼 제가 하죠.)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캠프 데이비드 일정은 시작부터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진행됐다.
18일 오후 4시(현지시간) 이 대통령이 탄 헬기가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하기 5분 전부터 기다리고 있던 부시 대통령 내외는 이 대통령 내외를 반갑게 맞이했다.
당초 부시 대통령이 운전을 해서 숙소인 버치 캐빈까지 가기로 했지만 즉석에서 이 대통령에게 운전을 하겠냐고 물었고,이 대통령이 선뜻 받아들이면서 방문국 수반이 운전을 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이 대통령에게 카트 운전을 넘긴 부시 대통령은 기자들을 향해 "He is afraid of my driving"(이 대통령이 내 운전실력을 못 믿는다)이라고 농담을 건넸으며,이 대통령은 "He is guest"(부시 대통령이 손님)라고 응수했다.
격식을 따지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숙소에서 짐을 푼 뒤 양국 정상 내외는 함께 산책을 하면서 캠프 데이비드 경내를 관람했다.함께 산책하면서 부시 대통령은 자신이 아침에 조깅을 하는 다양한 코스와 함께 숙소인 버치 캐빈에 얽힌 역사까지 이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 내외는 만찬에서 쇠고기와 생선을 섞은 메인메뉴로 식사를 하면서 마치 가족모임과 같은 분위기 속에서 사적인 대화도 많이 나눴다.
로라 여사가 모든 메뉴를 직접 고르고 좌석배치,테이블보까지 챙겼다는 얘기를 듣고 이 대통령은 물론 김윤옥 여사도 깜짝 놀랐다고 한다.양국 정상은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농담을 주고받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 별명이 컴퓨터 불도저라고 한다.
도전과 장애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웃음으로 맞장구쳤다.
양국 정상은 기자 회견 후 점심식사를 옥외에서 뷔페로 했다.
부시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같이 기상이 고르지 않은 곳에서 옥외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고 말했다.
일정을 마치고 헤어지면서 이 대통령이 "너무 잘 해줘서 고맙습니다"라고 감사를 표하자 부시 대통령은 "가장 가까운 친구라고 생각하는데 이 정도는 해야죠"라고 화답했다.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 때도 몇 차례 친구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친근감을 표시했다.이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보낸 시간에 대해 "보통 접대는 동양사람들이 잘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 부시 대통령 내외가 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외국 국가원수가 오면 이렇게 해야 겠구나" 라고 말했다.
캠프데이비드=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