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쇄신안 발표] 주요 현안 조율은 '사장단 협의회'서

계열사간 업무 협의ㆍ조정 …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

삼성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전략기획실이 해체되면서 각 계열사 사장들로 구성된 '사장단협의회'가 삼성의 새로운 경영현안 조율 기구로 떠올랐다.이학수 전략기획실장(부회장)은 22일 전략기획실 해체를 발표한 뒤 "앞으로 사장단협의회가 계열사 간 업무 협의와 조정을 맡게 될 예정"이라며 "협의회는 계열사별 전문경영인들의 독자 경영체제를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룹 차원의 중장기 경영전략을 수립하거나 계열사 간 업무 조정 등의 기능도 맡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장단협의회는 계열사 간 업종에 따라 분화돼 운영된다.예컨대 삼성전자와 삼성전기,삼성SDI와 같은 전자계열사의 투자 계획과 사업 조정에 대해서는 전자 관련 계열사 사장들이 모여 의사결정을 내린다.

삼성 특검의 영향으로 지연된 투자 계획을 확정짓는 것도 사장단협의회 몫이다.

사장단협의회는 이건희 회장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에 따른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6월 말까지 수시로 개최될 예정이다.사장단협의회 산하에는 임원 2~3명으로 구성되는 업무지원실이 설치된다.

업무지원실은 재계 회의 참석 등 그룹의 대외 활동을 대표할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의 활동을 지원하는 최소한의 역할만 하게 될 것이라고 삼성은 설명했다.

사장단협의회의 모체는 '수요회'다.삼성은 매주 수요일 오전 서울 태평로 삼성전자 본관에서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하는 모임을 열어 왔다.

하지만 투자계획 등 그룹의 실질적인 경영계획은 전략기획실이 이끄는 '전략기획위원회'가 맡아와 수요회는 정기모임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9인회'로 불리는 전략기획위원회에는 이학수 전략기획실장과 김인주 전략기획실 사장,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수창 삼성생명 사장,김순택 삼성SDI 사장 등 핵심 계열사 경영진 9명이 참여해 왔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