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乘·大乘구분 무의미…가르침은 하나"

"우리가 소승(小乘)불교라고요? 소승이니 대승(大乘)이니 하는 말은 우리 스리랑카 불교에는 없어요.

그건 그렇게 부르는 사람들의 용어일 뿐이죠.공부를 많이 해서 수준이 높아지면 그런 오해는 풀려요.부처님의 가르침은 하니이니까요."

지난 20일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만난 한국·스리랑카불교교류회장 시리니와스 스님(56·사진)은 이렇게 말했다.

한국·중국·일본 등 대승불교권에서 남방불교를 '작은 수레'라는 뜻의 소승이라고 부르며 낮춰 보는 데 대한 얘기다.실제로 스리랑카·미얀마 등 남방불교권에서는 '소승'을 상좌부(上座部)라는 뜻의 '테라바다'라고 한다.

시리니와스 스님은 1964년 출가해 스리랑카 사찰의 강원에서 공부한 뒤 대학에서 불교학과 산스크리트어,팔리어를 공부했다.

이후 학교에서 5년가량 불교를 가르치다 인도·한국·일본에서 유학했고,특히 한국에서는 1982년부터 3년간 송광사 국제선원에서 당시 조계총림 방장이던 구산 스님의 지도 아래 간화선을 수행했다.1993년 스리랑카로 귀국한 이후 콜롬보 인근 코티에서 '샤카라제위하레'라는 사찰을 창건해 운영하고 있다.

"간화선 공부든 남방불교의 위파사나 수행이든 직접 해봐야 느낍니다.

말로는 어떻다고 할 수가 없지요. 특히 참선 수행은 자신의 공부단계를 스스로 판단해선 안 됩니다.스승이 인터뷰를 통해 점검해줘야지요.

구산 스님께서 열반하시기 전에 '혜천(慧天)아,공부 잘 해라'고 하시던 말씀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혜천'은 구산 스님이 그에게 준 한국 법명이다.

그는 스리랑카로 돌아가기 전 부천 석왕사(주지 영담 스님)에서 사찰의 사회복지 활동에 대해 공부했고,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지원활동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그가 스리랑카 사찰로선 드물게 일일학교와 유치원 등을 운영하는 것은 이런 경험 덕분이다.'샤카라제위하레'라는 절 이름도 '석왕사'라는 뜻이라고 한다.

콜롬보(스리랑카)=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