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 정보유출 …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옥션 해킹으로 인한 전체 회원수 60%에 육박하는 1000만여명의 정보 유출로 집단 소송 움직임까지 보이며 파장을 불러 일으킨데 이어 이번에는 600여명의 개인정보 8500여만건의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전국 1000여개 텔레마케팅 업체에 개인정보가 유출되 국내 최대 정보 유출 사고로 규모면에서도 옥션 보다 훨씬 크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3일 고객 정보를 텔레마케팅 업체에 불법 제공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하나로텔레콤 박병무 전 대표이사(47)와 전ㆍ현직 지사장 등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이용 계약을 해지한 고객의 정보도 계속 이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런 행위가 명백한 불법이라는 점을 하나로텔레콤에 설명했으나 회사쪽은 이에 개의치 않고 정보 제공 행위를 계속해 왔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하나로텔레콤은 그동안 이 같은 개인정보 사용이 실적을 높이려는 일부 지점의 독자 행위라고 변명해 왔으나 수사 결과 본사 차원의 지시에 의한 것임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다른 국내 유명 통신업체도 가입자 정보를 카드회사나 보험사 등이 텔레마케팅에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 정황을 포착,수사를 확대하고 있다.한편, 하나로텔레콤 측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객가치를 혁신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옥션에 이어 하나로텔레콤 정보유출 소식이 이어지자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불안함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와 함께 개인정보 유출을 확인하려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개인이 하나로텔레콤 홈페이지 등에서 자신의 정보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