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김 하와이 시장 "내집처럼 편안한 여행 멋진 하와이가 있지요"

"하와이에 발을 딛는 순간 내집처럼 편안하다고 느낄 겁니다.미국 본토 사람들도 그렇다고 합니다."

해리 김 하와이 시장(69)이 하와이의 관광 매력을 알리기 위해 지난 23일 방한했다.올 연말께로 예상되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비자면제 프로그램 시행을 앞두고서다.

김 시장은 미국 사회 전체에서 처음으로 한국계 시장이 된 한인 2세.일제시대 때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이주해 아홉 자녀를 둔 부모 밑에서 큰 그는 2000년 하와이 시장에 당선됐으며 2005년 재선된 덕망 높은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한국말을 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문을 연 그는 "어렸을 때는 한국인 이민자의 자식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지 못했다"고 고백했다.전기는 물론 수도도 들어오지 않고 비가 줄줄 새는 단칸방의 열악한 환경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훌륭한 미국인으로 성장하려는 의지'였다고 털어놓았다.

온가족이 할라 나무 껍질로 하와이 전통 수공예품을 만들기도 하며 일년에 단 하루만이라도 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고생스러웠다는 어릴적 생활로는 당연한 일이었다.

14살 때 아버지까지 잃은 그가 어른이 돼 한국인이란 사실에 긍지를 느끼게 된 것은 오로지 어머니 덕이었다."누이가 일곱 살 때 아팠어요.어머니가 누이를 들쳐업고 6마일을 걸어 병원에 갔지요.그런데 누이가 이미 죽어 있었던 거예요.어머니는 죽은 누이를 다시 업고 돌아와 지금은 찾을 수도 없는 곳에 묻었습니다.돈이 한 푼도 없어 제대로 된 장례를 치르지도 못했던 거죠."

김 시장의 어머니는 남편이 죽은 1955년께부터 고생스럽게 김치장사도 하며 가족을 부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장의 마음 속에는 그런 어머니의 '내적 강인함'이 깊이 각인돼 있다."한국 여성들은 정말 '특별한 사람'(special people)입니다.그런 강인함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것이죠.한국 여자골퍼들에게서도 그런 면을 봅니다."

젊었을 적 부모의 마음을 살피지 못했다며 말끝을 흐린 그는 "젊었을 때는 그런 것을 모르는 것 같다"며 "자식과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처음에는 정치를 생각도 하지 않았다는 김시장은 "강인함과 부지런함,정직함 등 어머니에게서 볼 수 있었던 '한국인의 가치'를 높이 산 주민들이 표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앞으로 더 많이 하와이를 찾을 한국인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