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CEO] 소프트가 힘이다…제품에 五感을 접목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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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4대기업 임원인 A씨.
그는 화창한 봄날 오후 회사에서 나와 자신의 차를 몰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한다.
외국에서 오는 바이어를 마중하러 가는 길이다.강변로를 따라 인천공항 전용도로에 접어들자 시야가 탁 트인다.
기분이 좋아진 A씨는 라디오 전원을 켠다.
FM을 통해 시끄러운 힙합음악이 흘러나온다.A씨가 "이 음악은 맘에 안 들어!"라고 외치자,라디오 채널이 자동 검색되면서 경쾌한 가요로 바뀐다.
콧노래를 부르던 A씨가 공항날씨를 묻자 스피커를 통해 "현재 공항 쪽의 기온은 영상 15도,바람은 거의 없어 항공기 이착륙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명쾌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A씨는 바이어들이 타고 올 항공편의 도착시간을 묻는다.스피커에선 "예정보다 10분 정도 늦게 도착할 것"이라는 답이 되돌아온다.
공항에 도착한 A씨는 주차장에 들어가 빈 공간을 발견하곤 주차버튼을 누른다.
A씨가 차안에서 느긋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이,차는 스스로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정확히 구획 안에 주차된다.
미래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조만간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을 재구성해 그려본 내용이다.
운전자의 말과 행동을 알아듣는 자동차,그에 반응해 운전자의 지시내용을 정확히 이행하는 자동차에 대한 개발 작업이 BMWㆍ렉서스 등 유수의 자동차 기업 연구개발(R&D)센터에서 소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감성의 벽까지 넘어서야 명품'이라는 인식아래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현대사회로 갈수록 IQ보다는 EQ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면서 경영자에게도 감성을 중요시하는 '소프트경쟁력'이 요구되고 있다.
감성에너지는 조직의 부정적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변환시키는 원동력이다.
열정 있는 행동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며 자기 평가 및 만족도를 높이게 된다.
감성경영이 접목돼야 하는 이유는 현대사회가 급속히 디지털화돼 간다는 데 있다.
디지털시대는 인간의 감각적 요소들을 자극해 질 높은 삶을 추구하는 게 목적이다.
인간의 오감(五感)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정서적 마케팅도 바로 감성경영에서 시작된다.
과거에는 품질,가격,기술 등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하는 '비교 경쟁력'이 기업경쟁력의 핵심요소였다면,앞으로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이를 제품에 담아내는 소프트경쟁력이 핵심요소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다.
명품 선글라스의 대명사인 '오클리'와 혁신의 아이콘이 돼버린 '애플'을 예로 들어보자.
오클리는 안경다리 부분에 MP3 플레이어가 내장된 선글라스를 개발해 대박을 쳤다.
'눈에 음악이 흐른다'는 파격으로 소비자들의 잠재된 니즈(Needs)를 충족시킨 것이다.
애플은 휴대폰에서 중요한 기능이 음악과 같은 엔터테인먼트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재빨리 읽어낸 제품을 개발,경험이 없던 통신 분야에서 세계 10대 휴대폰 회사의 반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휴대폰에 MP3 기능을 얹은 게 아니라 MP3에 전화기능을 얹은 '아이폰'으로 파격을 단행한 것이다.
오클리와 애플의 성공은 경영학의 새로운 키워드인 '사람들의 오감을 자극하라'는 개념이 현실에 접목된 사례다.
국가 간 기술격차가 점차 좁아지고 가격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시장에서 예전처럼 기술이나 품질만으로 승부하려는 시도는 무모해졌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글로벌 일류기업들은 대부분 우수한 인재와 혁신적인 사고,창조적인 브랜드이미지 등 차별화된 소프트경쟁력을 바탕에 깔고 있다.
종잇장처럼 좁혀지고 있는 기술력만으로 먹고사는 시대는 이미 한계상황에 직면했다.
기술은 언제나 복제되거나 추월당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뇌에 박힌 제품 이미지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제조기술에 의한 성장등식이 한계에 다다른 우리나라가 초일류 글로벌기업과 사활을 건 경쟁을 펼치는 마지막 승부수는 지구촌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한 번 더 잡을 수 있는 소프트경쟁력이다.
일류기업과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의 최종 목표 역시 고객의 '오감만족'으로 이어져야 한다.소비자들이 원하는 '이야기가 있는' 상품을 공급하면서 그 속에 '감성 바이러스'를 담아내야 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에 우리는 와 있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
4대기업 임원인 A씨.
그는 화창한 봄날 오후 회사에서 나와 자신의 차를 몰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한다.
외국에서 오는 바이어를 마중하러 가는 길이다.강변로를 따라 인천공항 전용도로에 접어들자 시야가 탁 트인다.
기분이 좋아진 A씨는 라디오 전원을 켠다.
FM을 통해 시끄러운 힙합음악이 흘러나온다.A씨가 "이 음악은 맘에 안 들어!"라고 외치자,라디오 채널이 자동 검색되면서 경쾌한 가요로 바뀐다.
콧노래를 부르던 A씨가 공항날씨를 묻자 스피커를 통해 "현재 공항 쪽의 기온은 영상 15도,바람은 거의 없어 항공기 이착륙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명쾌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A씨는 바이어들이 타고 올 항공편의 도착시간을 묻는다.스피커에선 "예정보다 10분 정도 늦게 도착할 것"이라는 답이 되돌아온다.
공항에 도착한 A씨는 주차장에 들어가 빈 공간을 발견하곤 주차버튼을 누른다.
A씨가 차안에서 느긋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이,차는 스스로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정확히 구획 안에 주차된다.
미래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조만간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을 재구성해 그려본 내용이다.
운전자의 말과 행동을 알아듣는 자동차,그에 반응해 운전자의 지시내용을 정확히 이행하는 자동차에 대한 개발 작업이 BMWㆍ렉서스 등 유수의 자동차 기업 연구개발(R&D)센터에서 소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감성의 벽까지 넘어서야 명품'이라는 인식아래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현대사회로 갈수록 IQ보다는 EQ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면서 경영자에게도 감성을 중요시하는 '소프트경쟁력'이 요구되고 있다.
감성에너지는 조직의 부정적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변환시키는 원동력이다.
열정 있는 행동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며 자기 평가 및 만족도를 높이게 된다.
감성경영이 접목돼야 하는 이유는 현대사회가 급속히 디지털화돼 간다는 데 있다.
디지털시대는 인간의 감각적 요소들을 자극해 질 높은 삶을 추구하는 게 목적이다.
인간의 오감(五感)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정서적 마케팅도 바로 감성경영에서 시작된다.
과거에는 품질,가격,기술 등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하는 '비교 경쟁력'이 기업경쟁력의 핵심요소였다면,앞으로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이를 제품에 담아내는 소프트경쟁력이 핵심요소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다.
명품 선글라스의 대명사인 '오클리'와 혁신의 아이콘이 돼버린 '애플'을 예로 들어보자.
오클리는 안경다리 부분에 MP3 플레이어가 내장된 선글라스를 개발해 대박을 쳤다.
'눈에 음악이 흐른다'는 파격으로 소비자들의 잠재된 니즈(Needs)를 충족시킨 것이다.
애플은 휴대폰에서 중요한 기능이 음악과 같은 엔터테인먼트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재빨리 읽어낸 제품을 개발,경험이 없던 통신 분야에서 세계 10대 휴대폰 회사의 반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휴대폰에 MP3 기능을 얹은 게 아니라 MP3에 전화기능을 얹은 '아이폰'으로 파격을 단행한 것이다.
오클리와 애플의 성공은 경영학의 새로운 키워드인 '사람들의 오감을 자극하라'는 개념이 현실에 접목된 사례다.
국가 간 기술격차가 점차 좁아지고 가격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시장에서 예전처럼 기술이나 품질만으로 승부하려는 시도는 무모해졌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글로벌 일류기업들은 대부분 우수한 인재와 혁신적인 사고,창조적인 브랜드이미지 등 차별화된 소프트경쟁력을 바탕에 깔고 있다.
종잇장처럼 좁혀지고 있는 기술력만으로 먹고사는 시대는 이미 한계상황에 직면했다.
기술은 언제나 복제되거나 추월당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뇌에 박힌 제품 이미지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제조기술에 의한 성장등식이 한계에 다다른 우리나라가 초일류 글로벌기업과 사활을 건 경쟁을 펼치는 마지막 승부수는 지구촌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한 번 더 잡을 수 있는 소프트경쟁력이다.
일류기업과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의 최종 목표 역시 고객의 '오감만족'으로 이어져야 한다.소비자들이 원하는 '이야기가 있는' 상품을 공급하면서 그 속에 '감성 바이러스'를 담아내야 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에 우리는 와 있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