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승윤의 '월요전망대'] 소비자물가 상승률 4% 넘나

이번 주에는 산업활동 지표와 소비자물가가 각각 발표된다.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들이다.지난달 3.9%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 대비)이 이번에 4%를 넘어설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인다.

석유와 원자재 국제가격이 높은 데다 원화환율 상승으로 인해 수입물가가 큰 폭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4월 소비자물가가 4%대로 진입할 경우 한은의 관리목표치(2.5~3.5%)를 다섯 달째 연속 벗어날 뿐만 아니라 물가 수준으로는 2004년 8월(4.8%)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물가상승으로 인해 실질 구매력이 줄어든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요구가 커지고,자영업자들도 판매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을까 걱정된다.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제 아래 자신이 판매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올리려는 시도가 확산될 경우 우리 경제는 고물가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30일 발표되는 '3월 산업활동 동향'은 수출과 소비 등이 괜찮기 때문에 그리 나쁘지 않겠지만,문제는 앞으로다.경기가 급강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와 경제전문기관들의 공통된 우려다.

경기선행지수 등 향후 경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들이 산업활동동향 조사에서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4월 기업경기조사 결과도 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설비투자가 올 들어 2개월째 마이너스(전년동월비)를 기록할 정도로 기업들이 움츠려있기 때문이다.

수출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경기실사지수는 상대적으로 괜찮겠지만 내수 위주의 기업들은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실질 국민소득 감소로 상당한 고통을 겪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다음 달 1일 발표되는 4월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수입 역시 고유가 등의 여파로 크게 늘어나 올해 경상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28일 관광.의료.교육분야의 규제를 풀고 세금을 낮춰 서비스 수지 적자를 줄이는 내용의 서비스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일자리도 많이 창출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추경예산 조기 편성은 여당인 한나라당의 반대로 물 건너갔다.

경기 침체를 막으려는 정부로서는 정책금리 인하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하지만 불안한 물가가 발목을 잡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때 나타나는 진퇴양난의 시기를 정부가 어떻게 풀어헤쳐 나갈지 주목된다.해외에서는 30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제부 차장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