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승인 분양가보다 싼 아파트 서울에 첫 등장

서울에서도 미분양을 우려해 관할 구청으로부터 승인받은 분양가보다 싼 아파트가 첫 등장했다.

중견 건설업체인 동일하이빌은 27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에서 분양할 주상복합아파트 '동일하이빌 뉴시티' 분양가를 당초 승인가에서 2.5%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분양가는 3.3㎡(1평)당 평균 1899만원에서 1849만원으로 47만원 인하된다.

155㎡형의 경우 8억1000만원대에서 7억9000만원대로 내린다.

440가구(155~297㎡)의 이 아파트는 29일 모델하우스를 개장하며 다음 달 7일부터 1순위 청약접수를 받는다.서해종합건설이 충남 아산시에서 승인가격보다 3.3㎡당 평균 49만원(8%) 낮춰 551만원에 내놓았고,반도건설도 평택 용이지구에서 승인 분양가보다 82만원(10%) 낮춰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로 한 적은 있으나 서울지역에서 분양가를 자진 인하한 경우는 처음이다.

동일하이빌이 뉴시티의 분양가를 낮춘 것은 지난해 3.3㎡당 2000만원대에 분양된 인근 주상복합아파트가 미분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뉴시티가 미아균형발전촉진지구에 들어서는 개발호재를 가졌더라도 침체된 분양시장 상황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다른 건설사들이 지방에서 정식 청약기간에 입주자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해 미분양 물량의 분양가를 낮췄지만 동일하이빌은 1순위 청약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가를 인하해 이목을 끌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사업의 평균 영업이익이 5~8% 선인데 건설사가 이 이상으로 분양가를 내린다면 해당 사업에서 적자를 보는 셈"이라며 "분양가가 잇따라 인하된다는 것 자체가 시장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양가 인하가 시장 전체로 확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소비자 신뢰도 실추,기존 계약자 반발 등으로 건설사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박종서/장규호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