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가정] 이명옥 관장 '그림 읽는 CEO'

'마그리트의 그림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힌,관습에 맹종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놓는다.

사람들이 추호도 의심하지 않은 절대적인 가치와 진리에 의문을 제기하고,사물의 이중성을 폭로하면서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19세기 독일의 낭만주의 화가인 프리드리히는 공간을 빽빽하게 채우는 것보다 비워 두는 것이 그림을 신비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여백이 신비함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을 터득한 그는 여백의 미를 강조하는 걸작을 남겼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이 베스트셀러 <<그림 읽는 CEO>>(21세기북스)에서 들려주는 얘기다.이 책은 뛰어난 그림을 통해 CEO와 직장인들의 창의성을 키워주는 예술적 자기 계발서.

이씨는 대가들의 작품에 담긴 창조의 조건을 풍부한 지식과 함께 소개하면서 독자들에게 새로운 '통찰의 창'을 제공한다.

예술이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감각에 깊이 파고들어 새로운 생각을 가능하게 해 주는 훌륭한 교과서라는 것.왜 명화가 창의성의 정수인가?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비결은 천진한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호기심이라는 특수 렌즈를 끼고 사물을 보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편견과 선입견이라는 때가 끼면 비밀을 캐고 싶은 의욕마저 사라져 버리죠.어른이 되어서도 아이처럼 신선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그것이 바로 창의성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사물을 낯설게 보는 방법을 터득한 르네 마그리트,뇌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커피 잔을 모피 털로 덮는 등의 기상천외한 발상을 실현한 조지아 오키프 등의 위대한 업적이 가능했다는 얘기다.기존의 틀을 깨고 추상화를 발견한 바실리 칸딘스키와 죽는 날까지 변화를 시도한 파블로 피카소 등도 마찬가지다.

그는 이 책에서 창조의 조건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설명한다.

'생각의 기술-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중 '잠자는 상상력을 깨워라' 편에서는 마그리트,오펜하임,크리스토,잔 클로드 등의 생각 방식을 보여 준다.

'세상을 거꾸로 보라'의 오키프,올덴버그,보테로도 재미있다.

'창조적 혁신-끊임없이 새로움을 탐하라'의 '관찰,잘 보는 것이 힘이다' 편에 등장하는 지오토,얀 반 에이크,벨라스케스,에셔의 그림 또한 절묘하다.

특히 '자기 재창조-내가 세상의 중심이다'에서 그는 살바도르 달리의 사례를 들어 "끊임없이 나를 홍보하라"고 조언한다."<<그림 읽는 CEO>>를 통해 우리 내면에 잠자고 있는 창의성을 깨우는 방법을 터득하고 더불어 그림 보는 눈을 키우는 교양까지 1석2조의 즐거운 경험을 해 보세요."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