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맘 먹고 바꾸는 TV … 뭘로 사는게 좋을까

스포츠광이라면 PDP
선명한 화질 원하면 LCD

영화감상이 취미인 주부 김지순씨(41.서울 송파구 가락동)는 지난 26일 집 근처 전자제품 매장에 들렀다.그동안 두고 보던 브라운관 TV를 바꾸기로 맘 먹은 것.매장에 전시된 TV들은 수없이 많았지만 뭘 골라야 할지 막막했다.

가격도 천차만별, 기능이 다양해 선뜻 제품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매장 점원은 망설이는 김씨에게 "영화감상이 취미라면 영화 보기에 좋은 TV를 고르라"며 최근 나온 LG전자의 PDP TV '보보스'를 권했다.TV가 진화하고 있다.

과거엔 '뚱뚱한' 브라운관 TV가 전부였다.

방송국에서 쏴주는 전파를 깨끗한 화면으로 방송을 잘 내보내 주기만 하면 됐지만 이제는 주식시황, 날씨나 주요 뉴스 등을 TV 화면에서 볼 수 있다.전문가들은 "이제는 TV도 '보는' 시대에서 '즐기는' 시대로 바뀌었다"며 "소비자의 입맛에 따라 원하는 TV를 고를 수 있는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LCD와 PDP 차이가 뭐지TV 구입을 고민 중이라면 LCD(액정 디스플레이)와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의 차이를 숙지하는 것이 급선무다.

LCD TV는 스스로 빛을 발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 '광원'이 필요하다.

화면을 내보내기 위해 액정에 빛을 쪼여줘야 하기 때문에 전파를 받아 영상으로 만드는 데 들어가는 '응답속도'가 느리다.

그래서 LCD TV로 스포츠 경기를 볼 땐 화면이 뭉개지기도 한다.

반면 PDP는 빛을 스스로 낼 수 있어 응답속도가 빠르다.

영화나 스포츠 경기를 즐겨본다면 PDP TV가 낫다.

LCD는 밝은 화면을 잘 표현할 수 있어 선명한 색상 재현이 가능하다.

PDP는 어두운 화면 표현을 잘해 눈부심이 덜하다.

장시간 TV 시청하는 아이들의 시력을 고려한다면 PDP가, 깨끗하고 선명한 영상을 즐기고 싶다면 LCD를 우선순위로 고려하는 게 좋다.

TV시장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것은 LCD다.

전체 TV 소비자의 48.2%가 LCD TV를 고르고 있다.

PDP TV 구입자들은 6.8%가량에 그치고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 '우위'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

브라운관 TV 보유자들이 44.6%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2~3년 후 나오는 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TV도 복병이다.

OLED는 화질도 선명한 데다 전력소비량도 적어 LCD와 PDP를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고 있다.

◆몇 인치 TV를 사야 할까

올해 TV 시장의 주력인치는 40인치대다.

전문가들은 올해 거실의 주인공이 "40,42인치 LCD TV와 50인치 PDP TV"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까지 32인치(LCD TV)와 42인치(PDP TV)가 소비자들에게 각광받았지만 올해는 32인치를 '안방용' TV로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거실용 TV 사이즈는 40인치대로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최근 HD(고화질)에서 풀HD(초고화질)로 기술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200만 화소의 선명한 TV를 즐길 수 있게 됐다.

◆디자인과 기능도 각양각색

리모컨 버튼 하나를 누르면 주식시황이나 날씨, 오늘의 주요 뉴스를 쉽게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선과 연결하기만 하면 TV를 PC처럼 사용할 수 있다.

TV 측면에 USB 단자를 만들어 USB 메모리나 MP3 플레이어에 들어있는 동영상을 TV로 재생해 볼 수 있기도 하다.

3차원 입체영상으로 게임이나 영화를 볼 수 있는 TV도 있다.

성능이 다양해지다 보니 '디자인'을 강조하고 나선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와인잔을 형상화한 TV로 세계 TV 시장 1위 자리를 석권한 삼성전자는 올해 크리스털 소재를 사용한 TV 디자인을 내놨다.LG전자는 아예 TV에 쓰이는 유리기판을 고정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플라스틱 프레임을 과감히 없애 '가구'로서의 기능을 강조한 PDP TV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