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진 코스닥…코스피 4월 7%이상 오를때 0.4% 상승 그쳐

코스피 4월 7%이상 오를때 0.4% 상승 그쳐
코스닥시장이 무기력하다.

코스피지수는 한 달여 만에 250포인트 정도 올라 1800선을 회복,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 반해 코스닥지수는 600선에서 정체돼 투자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또 상장사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우량 기업들이 줄줄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동해 시가총액은 오히려 작년보다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개장 12년을 맞는 코스닥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NHN 떠나면 문닫아야 할판"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3월17일 저점을 찍은 이후 15.9%가량 반등했지만 코스닥지수는 7.7% 오르는 데 그쳤다.4월 한 달만 해도 코스피지수는 7% 이상 오른 데 비해 코스닥지수는 0.4% 상승으로 부진하다.

코스닥시장 부진의 1차적인 원인은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다.지난해 유가증권시장 12월 상장사들의 순이익은 한해 전보다 15% 이상 늘었지만 코스닥 상장사들은 오히려 50%나 줄었다.그나마 시총 1위인 NHN과 시총 2위였던 LG텔레콤 두 회사를 빼면 899개사가 올린 순이익이 847억원밖에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시총 5위권이었던 아시아나항공과 LG텔레콤이 연달아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해 코스닥시장의 힘이 더 빠지는 분위기다.코스닥시장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증권선물거래소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NHN마저 유가증권시장으로 떠나면 코스닥시장은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며 난감해했다.

◆한계기업 자금조달 창구 전락우량 기업은 떠나는 반면 부실 기업은 줄지 않아 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코스닥 기업은 모두 188개사에 달해 5곳 가운데 1곳은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셈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 기업의 적자 규모는 △2005년 1조4712억원 △2006년 2조1883억원 △2007년 2조4358억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의 대다수가 적자기업이어서 정체성마저 잃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4~2006년에 연속 적자를 냈던 코스닥 기업 142개사는 이 기간에 유상증자를 통해 4조3300억원(합병 증자금액 8700억원 포함)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이들 기업의 3년간 누적적자 3조8800억원보다 많다.

금감원 관계자는 "142개사 가운데 지난해 영업이익을 낸 곳은 4곳뿐"이라며 "자금 조달이 무의미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의 불안정성도 문제로 지적된다.지난달 14일 코스닥지수가 1.1%밖에 하락하지 않았는데도 코스닥지수 선물시장은 기관과 외국인의 외면으로 거래 규모가 급감한 나머지 단 7계약이 거래되면서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퇴출 강화 등 대책 필요

전문가들은 부실 기업의 퇴출을 활성화하는 등 코스닥시장의 자생력을 키우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노희진 증권연구원 박사는 "코스닥시장이 무기력해진 것은 투자할 가치가 없는 회사들이 퇴출을 모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코스닥 기업 퇴출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는 매년 평균 49개사에 달했지만 2006년부터는 우회상장이 급증하면서 연간 평균 7건으로 급감했다.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코스닥시장이 안정성과 역동성을 동시에 갖추려면 부실 기업이 시장에서 즉시 정리될 수 있도록 퇴출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