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수출 27% 늘었지만 무역수지 5개월 연속 적자

고유가 여파로 무역수지가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4월 무역수지는 전달에 비해 크게 개선됐지만 국내 도입 단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한 원유 부담으로 적자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출은 380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0% 늘어났고 수입은 380억6000만달러로 28.6% 증가했다.

이에 따라 4월 중 무역수지는 4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지난 1월 38억5000만달러에 달했던 무역적자는 2월 12억8000만달러,3월 8억2000만달러로 적자폭은 계속 줄었다.
◆선진국 수출 위축


4월 수출 증가율은 2004년 8월(28.8%) 이후 가장 높았다.

석유제품(62%) 선박(47%) 일반기계(40%) 무선통신기기(39%) 액정표시장치(32%) 자동차부품(31%) 철강(24%) 가전(14%) 등의 수출이 급증한 덕분이다.그러나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4월과 같은 수준이었고 컴퓨터는 2%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1일부터 20일까지 수출 실적을 토대로 집계한 지역별 통계는 중동으로의 수출이 43.9% 늘어났고 중남미(28.5%) 아세안(23.8%) 중국(17.9%)에 대한 수출도 각각 큰 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실물경기가 침체되고 있는 미국 수출은 0.9% 감소했고 유럽연합 수출도 2.5% 줄었다.
◆원유 도입 단가 100달러 육박


수출이 급증했는데도 4월 무역수지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유는 높은 원유 도입 가격 때문이다.

4월 원유 도입 단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한 99.7달러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원유 수입액은 66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7% 증가했다.

원유와 철강 등 원자재 수입액은 1년 전에 비해 38.5% 늘었다.

자본재의 경우 컴퓨터부품(-21%) 반도체 제조장비(-39%) 등의 수입이 급감한 반면 자동차부품(18.4%)과 집적회로반도체(23.7%) 수입은 늘었다.

소비재는 농산물(51%)과 승용차(41%) 전자게임기(307%) 등의 수입이 크게 늘었다.


◆130억달러 흑자 어려울 듯


지식경제부는 국제유가가 더 오르지 않을 경우 5월 무역수지는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했다.

권태균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유가 강세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크게 늘어 4월 무역수지가 균형 수준에 거의 도달했다"며 "수출 쪽에서는 환율 영향(환율 상승의 수출 촉진 효과)이 있고 현재 실질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그러나 "이미 적자 규모가 커 올해 전체적으로는 당초 예상했던 130억달러 흑자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 상황을 봐서 하반기에 전망을 수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지경부는 에너지 자원의 높은 수입 증가세가 수입 증가율을 상승시키는 주요 요인인 만큼 원유 가스 등 주요 에너지 자원 가격 및 수급 동향을 정밀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