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만으론 뭔가 불안하세요?] 미국 등 다른 나라는…

정부나 직장이 노후를 책임져 주지 않는 것은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선진국에선 일찍부터 개인연금이 발전해 노후보장 시스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미국의 연금 시스템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국민연금 격인 연방사회보장연금제도(OASDI)로 대변되는 공적연금 △401k로 유명한 기업 퇴직연금 △개인연금계좌(IRA) 등 3층 구조로 돼 있다.

이 중 IRA는 공적연금이나 기업연금과는 달리 근로자 개인이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일종의 개인 연금이다.

1974년 도입 이후 기업연금인 401k와 함께 미국의 가장 보편적인 연금제도로 자리잡았다.현재 미국 가계의 40%가 IRA에 가입해 있다.

미국인들은 가계 금융자산의 20% 이상을 IRA에 투자하고 있다.

IRA가 보편화한 데는 다양성과 유연성이 한몫 했다.기업연금에 비해 맞춤식 설계가 가능한 데다 자산 운용도 유연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IRA는 개인이 자신의 사정에 따라 원하는 만큼을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넣을 수 있다.

기업연금제도가 신탁운용기관을 지정해야 하는 데 비해 IRA는 증권회사 계좌를 통해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등 운용에 대한 선택폭이 넓다.계약자가 자신의 책임 아래 운용 수단을 선택하고 그에 따른 실적을 배분받게 된다.

또 정해진 일정에 따라 연금을 받는 기업연금제도와는 달리 연금 또는 일시금 등 다양한 수령 방식을 택할 수 있다.

상품 종류에 따라 일정액까지는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단 60세 이상이 돼야만 돈을 찾을 수 있다.

이전에 돈을 인출하면 벌금을 내야 한다.

상속도 가능하다.

가입자가 만기 전에 사망하면 미리 정해 놓은 사람에게 원리금이 그대로 상속된다.

상속 연금에 대해선 100만달러까지 면세 혜택이 주어진다.

IRA를 취급하는 곳도 은행 저축대부조합(S&L) 뮤추얼펀드 증권사 보험사 등으로 다양하다.

가장 일반적인 투자처는 뮤추얼펀드다.

뮤추얼펀드는 계약자에게 광범위한 투자 선택권을 주며 전체 IRA 계약자의 40%가량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1990년대 미국 주식시장 호황과 저금리 기조에 따라 대규모 IRA 자금이 뮤추얼펀드로 흘러들었다.

이에 비해 은행과 저축대부조합의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다.

적은 수수료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로부터 원리금 보호를 받는 안전성을 갖추고 있지만 저축인 만큼 수익률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일본과 영국 독일 프랑스 등 다른 선진국에서도 대부분 공적연금과 기업연금 외에 개인연금을 도입해 3층의 연금제도를 갖고 있다.

영국은 1956년 적격 개인연금을 도입했다.일본과 프랑스는 임의 개인연금 제도를 두고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