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서울시내 건물 '톡톡튀네'

물결 굽이치는 빌딩ㆍ운통형 쌍둥이 아파트
'물결이 굽이치는 모양의 빌딩,꽃이 피는 모습을 형상화한 건물,원통형 쌍둥이 아파트.'

서울시내에서 새로 지어지는 빌딩 아파트 등 건축물의 겉모습이 아름다워지고 있다.지난해 8월 건축 심의에서 디자인에 대한 심의를 강화한 이후부터다.

디자인 함량 미달로 건축 심의에서 2∼3번 떨어지는 것은 기본.심한 곳은 5수까지 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건축물들은 과거의 획일적인 사각형 외관을 벗어던지고 있다.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서초구 서초동 1316의 19 일대와 1317의 23 일대)엔 물결 모양의 업무용 빌딩(사진 위) 2개가 들어선다.

층고가 각각 23ㆍ24층인 이들 건물의 디자인은 당초 성냥갑 모양이었다.

그러나 서울시의 디자인 중시 정책에 자극을 받은 건축주가 설계안을 변경했다.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근처에 세워지는 농협중앙회 본점 건물(21층)의 컨셉트는 꽃이다.

꽃잎에 둘러싸인 꽃봉우리가 활짝 피어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지난해 11월과 12월 건축 심의에서 디자인 문제로 두 차례나 재심 결정을 받는 산고 끝에 지난 2월 심의위원을 만족시키는 작품이 탄생했다.

4차례의 건축 심의를 거친 뚝섬 서울숲 아파트(성동구 성수동)는 외관이 유선형이다.'아파트는 사각형'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완전히 깼다.당초 성냥갑 모양이던 외관이 긴 심의를 거치면서 둥글게 바뀌었다.

이 밖에 올해 건축 심의를 통과한 성북구 돈암동 돈암5재개발구역 아파트,서초구 양재동 장기 전세주택(시프트),성북구 석관동 석관2재개발구역 아파트 등도 기존의 성냥갑 모양에서 탈피,판상형 등으로 외관을 차별화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틀에 박힌 디자인은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건축주들이 까다로워진 건축 심의에 익숙해지면서 차별화된 디자인을 내놓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객관적인 디자인 지표를 제시하는 '공동주택 디자인 가이드 라인'을 이달 중 최종 확정ㆍ시행할 예정이어서 외관이 아름다운 건축물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그러나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디자인에 대한 무리한 요구로 사업성이 나빠지고 건축에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지는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