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줄줄이 … MB, 시름만 쌓이네

물가에 광우병 논란까지…지지율 30%대로 뚝
이명박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난제들이 켜켜이 쌓여 가는데 어느 것 하나 해법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고유가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물가 불안이 멈추지 않고 있고,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한반도대운하는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에선 참모들 간 '파워 게임'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쇠고기 수입 재개에 따른 광우병 논란 확산은 취임 초반 국정 장악력의 결정적 변수가 되고 있다.◆해법 찾기 쉽지 않아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최근 일부 여론 조사에선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졌다.

'강부자 내각'에 이어 쇠고기 수입 재개에 따른 광우병 논란이 치명타가 됐다는 게 중론이다.실제 쇠고기 수입 재개를 비판하는 네티즌들의 '집단 공격'으로 이 대통령의 미니홈피는 폐쇄됐고,일부 포털사이트에선 탄핵서명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값싸고 질좋은 고기'라는 발언이 공격의 목표가 되고 있는 데 대해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문제는 한·미 FTA비준과 직결돼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이 대통령은 17대 마지막 국회인 5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FTA 비준안을 통과시키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통합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쇠고기 수입 재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쉽사리 응하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은 물가만은 반드시 잡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하며 '서민 생필품 52개 품목'까지 지정해 특별관리에 들어갔으나,오히려 계속 오르고 있다.

한반도대운하는 한나라당 내에서조차 부정적 기류가 흐르면서추진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 심각하게 인식

고유가와 원자재 값 상승 등 외생변수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처는 한계가 있다.

특히 '뒷심'이 돼야 할 한나라당 사정이 여의치 않다.

친이 핵심들이 낙천,낙선하면서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고,친박계는 복당 문제를 끊임없이 물고 늘어지고 있다.

때문에 한반도대운하 등 주요 국가적 아젠다는 물론 하반기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추진하는 데 있어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청와대는 특단의 국면전환용 카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우선 발등의 불인 광우병 논란과 관련,총력 대응할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4일 "당·정·청 모두가 나서 전방위적으로 대국민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민심을 정확하게 읽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우병 괴담이 근거가 없는 것이라는 내용의 광고물을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동영상으로 제작해 홍보키로 했다.

박재완 정무 수석은 "국정 운영 과정엔 항상 사이클이 있다.

아무일이 없었던 때는 없었다"며 "악재가 겹쳤지만,항상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국민의 눈 높이에서 열심히 일을 하면서 하나 하나 풀어나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박 수석은 "한·미 FTA와 관련,대통령이 직접 나서 야당 의원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