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재규어 XF ‥ 물결 연상시키는 세련된 후드, 조수석 사물함엔 깜직한 센서

재규어가 젊어졌다.

유난히 긴 차체에 넘실거리는 물결을 연상시키는 후드(엔진룸 덮개) 디자인과 좌우 양쪽에 두 개씩 붙어 있는 타원형의 헤드램프로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던 재규어가 보다 날렵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었다.독특한 디자인의 고급차 틈새 수요를 주로 공략해온 재규어가 대중화를 선언하고 브랜드 전략을 전면 수정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재규어의 새로운 전략이 낳은 첫 번째 작품인 XF를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시승회를 통해 만났다.

차량 앞모습은 단단하고 중량감 있게 변했다.과거 재규어 모델에 비해 후드 위에 그어진 선이 많아졌고 이들이 만들어 내는 굴곡이 가운데로 올수록 높아지는 형태를 이루면서 전체적으로 두툼한 느낌이 만들어졌다.

직선에 가깝던 지붕 모양도 곡선으로 바뀌었고 지붕에서 시작된 선이 트렁크와 차체 뒷면으로까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실내도 달라졌다.과거 오디오와 공조장치 버튼을 둘러싸고 있던 가죽 장식을 벗겨낸 대신 터치스크린 방식을 적용했다.

기어 레버를 원형의 조그셔틀 모양으로 만든 것과 조수석 사물함에 센서를 넣어 손가락을 갖다대기만 하면 열리도록 한 게 이채롭다.

시승 코스는 서귀포 토산관광단지를 출발해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한라산 남쪽 기슭을 거쳐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구간.출발 직후의 가속력은 약간 부족한 느낌이었다.그러나 시속 40~60㎞에서부터는 거침없는 가속력을 발휘했다.

특히 변속기를 수동 모드로 돌려놓고 필요할 때마다 기어를 올리거나 내리면 엔진의 힘을 최대한 뽑아내면서 마음껏 내달릴 수 있다.

디젤엔진을 단 차량 치고는 소음도 적은 편이었다.

시승에서 맛본 느낌으로는 이름값을 충분히 할 수 있겠다 싶었다.시승 평가회에서 내려진 결론은 일단 제품 개발 단계까지는 재규어의 변신이 성공했다는 것.제품이 달라진 만큼 마케팅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귀포=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