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해외진출 패턴이 바뀐다] (3) "고용·리스크에 유연한 조직문화 필요"

"투자은행(IB)으로 성공하려면 고용,리스크 등에 유연한 조직문화가 필요하다.또 투자는 장기적으로 해야 한다."

홍콩의 글로벌 IB에서 일하는 한국인 임원들이 한국계 IB의 발전을 위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말이다.박민 UBS아시아 주식파생상품부문 대표는 "IB 사업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사업 플랫폼을 짜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한국 금융기관은 고액 연봉자를 데려 오면 당장 성과를 보길 원하는 등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100년 이상 역사를 가진 골드만삭스 등을 급하게 따라잡으려기 보다 장기적 전략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신동기 노무라증권 전무는 "한국계 IB가 성공하려면 기본적인 '고용'과 '전략'의 수정이 필요하다"며 "순혈주의를 지양하고 성과급제를 기초로 한 유연한 고용 체계를 받아들일 수 있는 조직문화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한국 은행이 가진 연공서열 위주의 고용 체계와 안정성을 강조하는 여신ㆍ리스크관리 체제로는 IB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 최동훈 전 동방페레그린증권 사장(전 뱅커스트러스트 아시아본부장)은 "IB 사업은 1등이 대부분의 이익을 누리는 사업으로 속도가 중요하다"며 "리스크만을 세세히 따지다 보면 IB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스크 관리 체제를 확실히 갖추고 권한을 과감하게 위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