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식 동남빵 '번' 직장여성 사로잡다

'겉은 바삭바삭，속은 야들야들.'

버터나 각종 크림을 넣은 빵 위에 커피크림을 올려 구운 손바닥 크기의 둥근 빵 '번(bun)'이 20~30대 여성 직장인들 사이에 인기다.

커피음료와 함께 3~4가지 번을 직접 구워 파는 동남아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번 전문점은 영국인들이 먹던 둥근 빵(번)을 영국 식민지였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등지에서 자국인의 입맛에 맞춰 내놓으면서 대중화됐다.

국내에서도 웰빙 트렌드에 맞게 오븐으로 구워낸 빵이라 트랜스지방이 없고，도넛 등에 몰린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맛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 '번'을 처음 소개한 곳은 말레이시아 브랜드 '로티보이'.지난해 3월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연 이후 현재 7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버터.카야잼.단팥 및 버터,연유가 들어간 4종의 번과 브라질산 커피 카피에라유로라로 만든 커피음료，아이스크림을 함께 판매한다.

가격은 개당 1800~2000원.20~30대 여성이 주고객이지만 간식뿐 아니라 식사 대용으로도 가능해 사무실 밀집지역 매장에선 하루 1500~2000개가 팔린다.

로티보이코리아 관계자는 "트랜스지방과 콜레스테롤이 0%이고，칼로리도 개당 225kcal로 낮은 편이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20~30대 여성들 사이에 빠르게 입소문이 나면서 다양한 브랜드가 속속 등장했다.

로티보이에 이어 지난해 6월 문을 연 홍콩 브랜드 '파파로티'도 매장이 67개에 달하고，올 1월 분당에 1호점을 낸 싱가폴 브랜드 '로티맘'도 8개 매장을 운영한다.

윤판기 로티맘코리아 본부장은 "번 시장의 후발주자이지만 매장 문의가 빗발칠 정도로 관심이 많다"며 "현재 12개 매장 오픈이 예정돼 있다"고 귀띔했다.

동남아시아에서 탄생한 제품이지만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내놓고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싱가포르 브랜드인 '브레드톡'이 한국인 취향에 맞춰 내놓은 '비프 불고기'번이 바로 그것.이 밖에 국산 브랜드인 '팡뜰리에'와 '로띠번'도 번 열풍을 이끌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