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 시장은 긍정적으로 해석중 – 하나대투證

지난 8일 원/달러 환율이 전일대비 23.50원 급등하는 등 원화가 급격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1049.60원을 기록하며 지난 2005년 11월25일 이후 처음으로 1040원대에 올랐다.

하나대투증권은 9일 이 같은 원화 약세를 시장이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화는 달러, 엔, 위안화에 비해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4월 이후 원화 약세 속도도 다시 가파르게 나타나는 상황이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원화 약세는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가 부담인 상황에서 주식시장에 좋게만 해석될 수 있는 재료는 아니지만, 고유가처럼 하락의 빌미가 되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원화 약세를 인플레 압력 증가라는 증시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수출경쟁력 강화로 수혜가 예상되는 IT, 자동차 등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접근으로 연결 지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곽 애널리스트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고려하면 원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5월 기준금리를 5.00%로 9개월 연속 동결했다.

곽 애널리스트는 “이번 금통위 발표 전까지 시장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았었지만, 금통위가 지난 4월 경기하강 압력을 크게 우려하며 물가 경계에 상대적으로 느슨함을 보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경기하강 위험과 인플레 부담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금리를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금통위 발표를 기점으로 상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 자체가 약화됐다는 판단이다.

그렇다고 금리 인상 기조로 바뀐 것은 아니라며 금리 인상에 따른 원화 강세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런 점에서 기준 금리 인하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는 원화 약세 흐름은 더 연장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