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한·미 FTA 통과에 '올인'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사활을 걸었다.

17대 마지막 임시국회가 끝나는 23일 이전에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정권 초기에 FTA의 경제적 효과를 누리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과 FTA의 연결고리를 끊어 '쇠고기 정국'을 'FTA 정국'으로 전환하려는 정치적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9일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야당 지도부를 직접 만나 설득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물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한나라당 의원들을 총동원해 '맨투맨'으로 야당의원들과 접촉한다는 '입체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10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전격 회동키로 한 것도 FTA 비준동의안 처리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박 측의 협조가 없으면 안 그래도 힘든 비준안 통과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한나라당도 당력을 FTA에 집중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국회로 불러 당정회의를 열고 13∼14일에 있을 FTA 청문회 대응책 등을 논의했다.

한나라당은 11일 당정회의를 다시 열어 한·미 FTA 피해산업에 대한 보전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를 강조하며 통합민주당에 양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4자 회담'을 개최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와는 별도로 청와대는 신문과 인터넷을 통해 한·미 FTA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집중적으로 홍보키로 했다.

하지만 통합민주당은 "15일로 예정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고시를 연기하고 재협상에 들어가야 한다"며 FTA 비준안 조기 처리에 반대하고 있어 이번 임시국회 내 통과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창재/홍영식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