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株 '잔인한 5월'…소비심리 악화에 주가 뒷걸음

대표적인 내수주인 유통주들의 주가가 부진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12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통 대표주인 신세계는 5월 들어 6일 하루를 빼고 7일 동안 하락세를 보이며 4월 말보다 주가가 6.2% 떨어졌다.

4월 매출증가율과 영업이익증가율이 3월보다 둔화된 데 따른 것이다.

현대백화점도 5거래일 연속 하락(보합 제외)하며 주가가 11%나 급락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말 이후 10%가량 올랐지만 최근 3일 동안 7% 떨어지며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한 상태다.

이 같은 국내 유통주들의 약세는 월마트 등 해외 대형 유통주들이 매출 호조를 바탕으로 강세를 보이며 최근 미 증시의 상승에 일조한 것과 대비된다.

미국 경기 둔화 논란에도 불구하고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를 비롯한 해외 34개 소매유통업체들의 동일 점포 대비 4월 매출증가율은 3.6%로 예상치(2%)를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내 유통주의 향후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값 상승으로 제품가격 인상 압력이 커져 2분기에는 소비심리가 더 얼어붙을 것"이라며 "최근 주가 약세에도 불구하고 유통주 주가는 사실상 꼭지"라고 분석했다.

구창근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광우병 우려나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된 데다 환율 상승으로 수입명품 가격이 오르는 등 판매 여건이 좋지 않다"며 "아직 저점 매수 기회를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