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중국, 국내증시에 영향 제한적

불안한 중국, 국내증시에 영향 제한적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 및 대규모 지진 등 심상치 않은 중국 상황과 관련,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우리 증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4일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직 피해규모가 정확하지 않아 전반적인 영향을 논하기 이른 시점이지만 지진발생 지역이 일부 지역으로 국한되어 있고, 공업지대가 아니라는 점에서 국내외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아연을 비롯한 일부 금속가격과 농산물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불안 우려가 제기되는 시점이지만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가능성이 크고 오히려 피해복구를 위해 금리인상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될 수도 있다고 봤다.

따라서 물가불안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제외하고는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히려 중국당국이 올림픽을 앞두고 복구를 서두를 가능성이 있어 이에 따른 수혜주가 중국증시를 부양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다.

신영증권도 지진피해 복구과정의 수혜에 주목했다. 신영증권은 “중국의 최대 역점사업중 하나인 서부대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투자활동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지난 95년 일본 고베 지진 때에도 건설업종의 상대수익률이 타업종을 능가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쓰촨성 지역이 돼지 사육 등 1차산업이 활발해 인프라 소실 등으로 인해 연초 폭설 피해 당시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전례를 반복할 위험은 존재한다고 봤다.

중국관련업종별로는 해운업의 경우 곡물가 인상이 예상되나 벌크선 운송산업에 크게 영향을 중 가능성은 낫다고 분석했다. 철강업은 정확한 상황 파악은 안되지만 물류망 단절에 따른 중국 서남부 지역 철강 공급에 차질이 있을 전망인데, 사고 수습 후 재해복구 진척도에 따른 유통재고량의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음식료업종은 지진으로 인한 농축산물 생산차질과 도로 등 인프라 파괴로 운송이 지연되며 중국내 식료품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지난 폭설 사례로 볼 때 이번 지진으로 식료품 가격은 2분기에 일시적인 가격 급등 후 예년 수준으로 회귀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에서 원료를 수입하는 국내 음식료업체의 수익성에는 일시적으로 부정적이라고 풀이했다. 석유화학업종의 경우 쓰촨성에는 주요 석유화학 단지가 없지만 PVC 생산설비 규모가 중국전체 5%를 상회한다며 전력수급 및 PVC 공장 가동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국내 PVC업체인 한화석유화학과 LG화학의 수혜를 기대했다.

부국증권도 중국증시가 약세를 보일 전망이지만 우리 증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엄태웅 부국증권 애널리스트는 “물가급등과 위안화 강세에 의해 불안한 국면을 보이고 있던 중국증시가 다시 한번 내림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 12일 중국 최대 농산물 생산지인 쓰촨성에서 발생한 지진은 그렇지 않아도 높은 중국의 물가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판단했다.

물가안정 수단으로 올 들어 4번째로 행해지는 중국정부의 지급준비율 인상(0.5%p 인상, 현 16.5%) 역시 당분간 중국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최근 86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글로벌 투기자금(Hot Money)도 우려했다. 중국정부가 위안화 강세를 통해 물가를 안정시키려는 정책을 실시해 당분간은 핫머니의 유입이 지속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이처럼 중국증시가 약세로 전망되지만 국내증시에 미치는 여파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엄 애널리스트는 “최근 실적랠리를 마무리중인 국내 증시가 중국에서 추가 상승모멘텀을 찾지 못한 실망으로 소폭의 하락세가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최근 미 증시가 반등 후 등락하는 가운데서도 상승흐름을 타고 있으며, 원화약세로 인해 국내 기업의 실적모멘텀이 아직까지 유효하다”는 점을 들어 중국증시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