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질서가 국가경쟁력이다] (6) 대구광역시<끝> '불법 입간판'과 전쟁…걷고 싶은 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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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깨끗한 국제도시 대구를 만들기 위해 어쩔 수 없으니 이해하고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9일 늦은 저녁 대구의 신흥 유흥가로 꼽히는 황금네거리에서 들안길 구간.대구시경찰청과 대구지역치안협의회 회원들의 합동계도 현장에서는 실랑이가 계속됐다.불법 무단점유물을 치우려는 협의회 측과 "이렇게 어려운데 뭘 이런 걸 가지고 갑자기 왜 이러냐"는 업주 사이의 말다툼이다.
결국 업주가 수긍했고 협의회 측은 "이번은 계도차원이고 다음에도 계속 이렇게 두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현장에서 철수했다.
이날 계도는 4시간여에 걸쳐 진행됐고, 20여개 상가에 있는 불법 무단점유물이 철거됐다.대구가 기초질서 확립에 팔을 걷어붙였다.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 '질서도시 대구만들기'는 물론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구광역시와 시경찰청,시민단체 등 27개 민ㆍ관단체 대표들은 대구지역치안협의회(의장 김범일 대구광역시장)를 지난 2월 설립했고 3월에는 실무협의회도 발족했다.협의회는 특히 기초질서 확립을 위해 보도의 무단점유물 철거 등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적극적인 계도에 나서고 있다.
보도의 무단점유물은 시각적으로 도시의 이미지를 나쁘게 할 뿐 아니라 인도를 점유함에 따라 각종 사고 발생 위험도 증가시키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지자체와 공동으로 이달 5일부터 2주간 보도 무단점유물에 대한 강도 높은 단속에 들어갔다.우선 단속 대상은 보도를 점유하고 있는 각종 입간판과 공기를 불어넣어 인형이 펄럭이게 하는 에어라이트 등이다.
나이트,마사지,사행성 게임,유흥업소 선전용의 에어라이트는 현장에서 적발 즉시 조치한다.
단속시간은 상가가 문을 닫는 늦은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해당 업소와의 마찰 가능성을 줄이고 신속한 업무집행을 위해서다.
그러나 음식점 등 생계형 에어라이트의 경우 정상을 참작해 1차로 계도하고,그럼에도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본격 단속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경찰서별로 단속실적 높이기 경쟁도 실시하고 있다.
매월 셋째주 목요일은 불법 광고물과 함께 보도를 무단점유한 현수막 등에 대한 일제 단속의 날로 정해졌다.
단속 결과는 업주의 자인서와 단속물 규격 사진 등을 첨부토록 해 실효성을 높였다.
각 지역별 거점 단속지역도 정해져 있다.
△중구는 삼덕동 로데오거리 △동구는 신천동 고속버스터미널 △서구는 평리동 신평네거리~두류네거리 △남구는 대명동 서부정류장 △북구는 동천동 칠곡3지구 상가 △수성구는 황금네거리 주변 상가 △달서구는 상인네거리~앞산순환도로 △성서지역은 감삼동 감삼네거리~신당네거리 △달성군은 화원면 화원삼거리 등으로 각 경찰서별로 나누어 전담하도록 했다.
협의회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아동범죄 차단을 위해 민ㆍ경협력 치안시스템을 구축하고 대구에서 처음 실시해 전국적으로 확산을 앞두고 있는 실버안전지킴이ㆍ경찰안전순찰대를 111개교에 파견했다.김범일 대구지역치안협의회 의장은 "지하철 참사 등으로 형성된 대구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없애고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민ㆍ관이 한마음으로 참여하는 질서운동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