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카파도키아] 버섯바위… 120m 지하 도시… 경이로운 문명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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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는 단순한 기행의 차원을 훌쩍 뛰어넘는 여행지다.
한때 세계를 호령하던 오스만투르크의 기상과 화려함의 극치를 이룬 술탄의 궁전,여인의 신비를 간직한 하렘,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야릇한 선율의 피리 소리와 관능적인 벨리댄스 등의 환상적인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다.
■스머프의 집을 닮은 버섯바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한 터키의 문화유산 가운데서도 종교적인 유적들은 특히 빼놓을 수 없다.
가장 독특한 유적이 카파도키아다.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 유산이기도 한 카파도키아는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만화영화 '스머프'에 나오는 버섯 모양을 한 스머프들의 집이 바로 카파도키아의 돌기둥 집을 본뜬 것이다.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에 나오는 어느 행성의 한 마을을 떠올려도 틀리지 않는다.그만큼 카파도키아는 현실적으로 존재할 것 같지 않은 기괴한 지형을 갖추고 있다.
카파도키아 전 지역에 걸쳐 형성된 이 기괴한 지형에 들어서면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이 지역은 네브셰히르와 위르굽을 잇는 도로를 경계로 북쪽과 남쪽으로 나뉘는데 북쪽에는 버섯바위 등의 독특한 지형과 괴레메의 야외박물관,우치히사르,비둘기계곡 같은 볼거리들이 몰려 있다.남쪽에는 프레스코화가 남아 있는 교회 유적들과 지하도시가 흩어져 있다.
야외박물관이 있는 괴레메 일대는 카파도키아에서도 손꼽히는 절경.수도사들의 은신처로 쓰인 동굴터가 집약된 마을이다.
마을 전체가 버섯 모양 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금방이라도 그 안에서 스머프들이 뛰쳐나올 것만 같다.
실제로 그 괴석의 동굴 안에서 거주하는 사람들도 있고 관광객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나 식당으로 개조된 곳들도 많다.
열기구 투어와 그린투어,로즈밸리투어 등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으로 카파도키아를 입체적으로 구경할 수 있다.
아침 일찍 열기구를 타고 하늘 위에서 기암괴석의 환상적인 절경을 감상하는 열기구 투어가 카파도키아 여행의 백미다.
한 시간 정도 비행하는 비용이 1인당 200달러에 달하지만 그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 평생 잊을 수 없는 감흥을 안겨준다.
그린투어는 카파도키아의 많은 지역을 걸어서 관광하는 코스이고,로즈밸리투어는 핑크빛 계곡으로 이루어진 여행지를 돌아보는 코스다.
중간 중간 동굴 교회 안에 들어가 벽화를 구경하기도 하고,박해받던 기독교인들이 은둔해 지냈다는 지하동굴을 둘러보기도 한다.
■미로로 얽힌 120m 깊이의 지하도시
카파도키아를 더욱 경이롭게 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최대 3만명까지도 수용이 가능한 대규모 지하 도시다.
이곳의 형성 시기에 관한 정확한 내용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히타이트 시대 즈음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기원전 6세기께 문헌에 의하면 당시 카파도키아는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았고,조로아스터교가 널리 퍼져 있었다.
카파도키아는 기원전 190년 로마가 마그네시아에서 승리를 거둘 때까지는 셀레우코스 왕조의 세력권에 포함되어 있었으나,그 이후는 로마에 충성을 바쳤으며 11세기까지 동로마제국의 보루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중 투어 코스로 애용되는 동굴은 데린구유와 카이막카르.120m까지 내려갈 수 있는 지하도시는 지하 8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용 인원이 많아지면서 지하동굴은 더욱 넓고 깊숙해졌고,내려갈수록 그 지형도 미로와 같이 복잡해졌다.
지하동굴 안은 주거지로 사용하던 방이나 부엌,교회,곡물저장소,동물 사육장,포도주 저장실,성찬 및 세례식을 행한 장소,신학교,지하매장지 등 완전히 도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지하수를 공급받는 곳도 있고,환풍을 위한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긴급 시 다른 지하도시로 피신할 수 있는 지하터널이 9㎞나 이어져 있다.
/나은경 터키관광청 한국홍보사무소 (주)나스기획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