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전략적 사회환원

[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오늘날 한국은 IT(정보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다.한국이 여기까지 온 데는 공공 부문과 민간의 협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의 정보통신부(현 지식경제부)는 지난 15년간 국가 정보통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업들과 긴밀히 협조해왔다.

한국의 사례는 정보통신기술이 국가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세계은행은 올초 보고서를 통해 기술 발전과 소득 수준 사이에 매우 높은 연관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기술 발전 수준은 개도국의 경제 성장 속도를 결정할 뿐 아니라 빈곤 문제 해결에도 전제조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똑같은 확신을 갖고 있다.우리는 국민들의 생활에 IT 기술이 없어선 안될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기술만으로는 인간 삶의 향상을 보장할 수는 없다.

사회가 얼마나 빠르고 광범위하게 IT기술을 받아들이느냐는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의 협력에 달려있다.정부나 기업은 혼자서는 거둘 수 없는 성과를 파트너십을 통해 실현할 수 있다.

공공영역은 기업의 기술적 전문성과 그 실행 경험을 필요로 한다.

기업은 공공부문이 지역 사회에 대해 축적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이들은 이 같은 협력을 통해 각자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효과적으로 풀 수 있다.

기업들이 비영리단체나 정부를 지원해 공공의 선을 촉진해야 한다는 것은 물론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이미 1940년대 말과 1950년대 초 포드와 웨스턴일렉트로닉,필립모리스 등은 사회환원 사업을 위한 재단을 설립했다.

문제는 이들의 활동이 대부분 재정적 지원에만 머물렀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오늘날 기업의 사회참여 활동은 금전적 지원만큼이나 기술 교육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1990년대 말 유엔(UN) 산하 기관들이 세계 보건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들과 공동작업을 활발하게 펼친 데서 비롯됐다.

재정적 지원뿐 아니라 기술에도 이바지하는 것이 이른바 기업의 '전략적 사회환원'이다.

이는 기업의 기부활동 역사에 비춰볼 때 매우 큰 진전이다.

MS와 같은 기업이 단순한 금전 지원을 넘어 빠르고 효과적인 기술적 훈련을 도모할 때 사회의 발전 속도도 빨라지게 된다.

일례로 MS와 인텔,시스코 등 미국의 대기업은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와 함께 교사들을 위한 기술 교육 기준을 만들고 있다.

교사들이 학생들을 세계 지식경제의 일원으로 키워낼 수 있도록 훈련과 지식을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선 뛰어난 기술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동의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 등 아시아 각국은 정부와 민간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경제적 기회들을 창출해내고 있다.

전략적 사회환원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하다.

바로 지속가능한 성장에 필요한 사회기반시설과 고급인력의 확보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기업의 이러한 노력을 통해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혁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정리=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이 글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이 '전략적 사회환원(Strategic Corporate Philanthropy)'이란 제목으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