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점유' 국회 담장 허문다

벚꽃길로 유명한 여의도 여의서로(옛 윤중로)에 세워져 있는 국회의사당 담장이 헐리게 됐다.

20일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22일 국회가 무단으로 점유해 담장 창고 화단 등으로 사용 중인 여의서로 도로부지를 원상복구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국회가 항소를 하지 않아 담장 철거는 사실상 확정됐다.

서강대교 남단에서 여의2교 북단에 걸쳐 국회를 둘러싸고 있는 이 담장 길이는 1.7㎞에 달한다.

국회는 1974년 이 구간을 최소 3.5m∼최대 7m까지 무단으로 점유한 뒤 담장을 설치하고 안쪽에 창고 쉼터 운동시설 화단 등을 만들었다.

도로폭은 두 사람이 다니기에 불편할 정도로 좁아져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영등포구청은 1996년 지적 측량을 통해 무단 점유 면적이 7488㎡에 달한다는 사실을 적발하고 원상복구를 요청했다.

구청은 국회가 응하지 않자 2002∼2007년 사이 변상금 107억원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국회는 영등포구청장을 상대로 변상금 취소 소송을 제기하며 반발했다.

영등포구청은 국회가 무단 점유하고 있는 면적을 포함해 여의서로 일대를 문화의 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음악 미술 공연 등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거리로 만들어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