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날씨정보에 공짜는 없다

최근 국내 태안반도에서의 이상 해일을 비롯해 미얀마 사이클론 참사,중국의 대지진 등 기상이변과 기후변화 현상은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대규모 자연재해에 대비하고,지구온난화의 가속화를 억제하기 위한 활동을 강화하려면 기후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기후산업은 탄소시장,환경시장,신.재생에너지시장,기후 금융.보험시장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지난 2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신.재생에너지,원자력 등 기후산업을 집중 육성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며,2010년부터는 이를 통해 매년 25조원 이상의 부가가치와 3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후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후산업의 핵심 하부구조를 형성하는 기상산업이 발전돼야 한다.기상정보는 기후변화를 국민들에게 인식시켜 주고 대비하게 하며,나아가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외생변수와 같은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상산업은 기상청을 중심으로 기상관측 장비생산에서부터 개별 사용자의 욕구에 맞는 특화된 맞춤형 기상정보를 생산,가공,변환해 제공하는 기상사업자로 구성돼 있다.

기상산업 시장규모는 290억원(2007년 기준)으로 미국 1조원,일본 5000억원에 비해 매우 미진하다.그러나 기후 금융시장의 경우 기상정보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고,기후 보험시장의 경우엔 보험료 산출과 보험금 지급에 정확한 기준을 산정하는 데 기상정보가 갖는 중요성이 매우 크다.

그리고 기후산업 육성의 핵심 분야인 에너지 산업도 기상정보와 매우 밀접하다.

전력수요량을 예측할 경우 기온,조도,습도,체감온도 등의 기상정보를 활용해 예측함으로써 전력의 적정 공급량과 예비량을 확보할 수 있다.기후산업과 기상산업은 상생적 관계로,기후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기상산업의 육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기상산업 발전의 걸림돌은 기상정보의 가치평가 미비로 인한 가격책정 어려움과 기상사업자의 영세성,그리고 기상정보 활용의 미비라는 악순환적 구조에 있다.

기상산업의 악순환적 연결고리를 선순환적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으로는,첫째 기상정보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아직까지 우리 국민과 기업들은 유료로 기상정보를 이용한다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데,이를 극복하고 기상정보의 경제적 가치를 정량화해 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

둘째 기상산업진흥법의 법제화다.

2005년 12월 기상업무법을 기상법으로 전면 개정했으나 기상산업의 진흥을 위한 몇몇 조항만으로는 역부족이다.

현재 특별법으로 입법화하려고 국회에 상정돼 있는 기상산업진흥법이 이른 시일 내에 통과된다면 기상산업 활성화에 촉매제가 될 것이다.

셋째 기상장비 산업 육성이다.

기상장비 특성상 국내시장 수요가 한정되고 특수한 장비로 초기 개발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기업들이 장비 산업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넷째 기상청과 기상사업자의 역할 정립을 통한 기상서비스 시장 활성화다.기상서비스 시장의 활성화와 기상정보 사용자의 신뢰도 향상을 위해 기상청과 기상사업자 간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기상청은 4대 악기상현상(황사,태풍,집중호우,폭설)에 대한 정확한 기상정보 제공에 역량을 집결하고,기상사업자는 기상정보 사용자 개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기상정보를 제공하도록 역할을 구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