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물가 1년새 56% 폭등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값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원재료 물가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56.0% 폭등했다.

1998년 1월(57.6%) 이후 10년3개월 만의 최고치다.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가공단계별 물가동향'에 따르면 원재료 물가는 올해 1~2월 45%대에서 3월 52.4%로 오른 데 이어 4월에는 56.0%까지 치솟았다.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원재료 물가는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이 처음 가공되는 단계에서 포착된 물가로 인플레이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원재료 물가가 시차를 두고 중간재와 최종재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결국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에까지 반영된다는 것이다.

한은은 원재료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유가 급등을 꼽았다.

우리나라가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의 경우 지난 4월 배럴당 평균 103.6달러를 기록,1년 전(64.0달러)보다 62%나 뛰었다는 것이다.여기다 동광석 고철 등 수입 광산품과 돼지고기 감자 고구마 등 농림수산품까지 오르면서 원재료 물가 상승폭이 커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지난달 중간재 물가도 원재료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석유화학제품 금속1차제품 조립금속제품 등 대다수 제품이 오르면서 전년 동월 대비 18.8% 상승했다.

또 지난달 최종재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2% 뛰었다.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이성태 한은 총재가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향후 금리가 유가와 환율에 달렸다는 점을 시사했다"며 "지금처럼 유가와 환율이 뛰는 상황에선 섣불리 금리를 내리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도 "환율이 워낙 많이 올라 금리 인하라는 말을 꺼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