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급락 … 18개월前으로

서울 강남 집값이 18개월 전인 2006년 11월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입주 예정 물량이 시장에 충격을 준 데다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실망 매물까지 겹쳐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20일 한국경제신문과 부동산정보 업체인 부동산114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강남 3개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 가격지수(2000년 1월=100)는 작년 1월 356.07(2000년 1월보다 3.5배로 상승)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 말에는 348.97로 떨어졌다.

이 같은 지수는 2006년 11월(349.84)과 비슷한 수준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2000년 이후 줄곧 치솟던 집값이 2007년 1월을 꼭지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특히 정부 정책에 민감한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작년 대통령선거 이후 반짝 상승세를 보이다 규제 완화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변하면서 3월 이후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가격이 급락하면서 최근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시가총액도 1조원가량 낮아졌다.

부동산써브 조사에 따르면 강남권 4개구(강남.서초.송파.강동) 재건축 아파트의 시가총액은 지난 2월 말 80조4618억원에서 지난 14일 현재 79조2138억원으로 3개월 새 1조2480억원이나 줄었다.대치동 은마아파트를 비롯한 대표적 재건축 예정 단지들에는 종합부동산세 부담과 대출이자 비용을 견디지 못해 급매물을 내놓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