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ㆍ친구끼리 휴대폰 바꿔쓴다

오는 7월부터 이동통신 가입자가 다른 이동통신사에 가입한 가족이나 친구와 휴대폰을 바꿔 쓸 수 있게 된다.

본인 여부를 인증하는 범용가입자인증모듈(USIM) 카드를 다른 사람의 휴대폰에 꽂으면 남의 휴대폰도 자신의 휴대폰처럼 쓸 수 있기 때문이다.방송통신위원회는 22일 전원회의를 열어 7월부터 판매되는 3세대(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휴대폰에 USIM 잠금장치를 풀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통사 간 문자서비스(SMS)도 호환되도록 했다.

국내에서는 작년 WCDMA 전국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휴대폰마다 SMS나 무선인터넷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가 달라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USIM 카드 잠금장치를 사용해왔다.USIM은 3세대 이동통신 표준에서 가입자 인증 역할을 하는 필수 카드다.

사용자의 정보,휴대폰 번호,가입 여부,주소록 등 각종 정보를 담았다가 휴대폰 통화가 연결될 때마다 본인 여부를 인증한다.

요금도 USIM의 통화기록을 토대로 부과된다.방통위의 이번 조치로 SK텔레콤과 KTF의 3세대 휴대폰 가입자가 이통사를 변경하는 것(이동전화 번호이동제)도 훨씬 손쉬워지게 됐다.

3세대 휴대폰을 갖고 있는 SK텔레콤 고객이 KTF로 옮겨갈 때 지금은 휴대폰을 새로 장만해야 하지만 7월부터는 KTF 대리점에서 USIM만 구입해 기존 휴대폰에 끼워쓰면 되기 때문이다.

USIM 가격은 8000~1만원이다.업계에서는 4월부터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주는 대신 일정 기간 이내에 해지하면 위약금을 부과하는 의무약정을 실시하고 있어 이번 조치로 휴대폰 번호이동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