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충격] 항공사 일부 노선 운항중단 … 여행상품 최고 30만원 올라

끝 모를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에다 환율상승까지 겹치면서 항공업계가 날벼락을 맞았다.

올초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비용절감에 나섰음에도 대한항공은 1분기에 3255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갈수록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여행업체들은 항공사들의 할인 프로그램 축소로 인해 원가가 크게 오르자 여행상품 가격에 즉각 반영하고 있다.

올 들어 미국 일본 유럽 등 인기 여행지의 상품가격이 최고 30만원씩 급등했다.

◆항공업계 "임계점 넘어섰다"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각각 300억원,70억원의 연간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대한항공이 올초 경영계획을 짜면서 반영했던 유가는 배럴당 83달러.아시아나는 85달러 선이다.

22일 배럴당 국제유가가 130달러를 돌파,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게 항공업계의 한결같은 목소리다.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노선 감축 등 비상체제를 가속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중국과 동남아 노선 운항중단과 감편에 들어갔다.

중국 시안은 1개월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부산~마닐라,대구~베이징은 비행기 편수를 6월부터 줄일 예정이다.

노선별로 운항하던 비행기의 크기를 줄이는 기종변경 작업에도 착수했다.

또 일부 기종의 경우 기름이 덜 소요되도록 엔진을 개조하고 항공기 탑재 물품을 줄여 연료 소모를 방지하고 있다.

항공기에 탑재되는 물도 탑승객과 비행 시간을 감안한 적정량만 실어 항공기 무게를 줄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일부 노선의 운항횟수를 줄이거나 운휴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주항공과 한성항공 등 국내선만 운영하는 저가항공사들은 국내선의 경우 유류할증료를 적용받지 못해 에너지 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럽 여행상품 30만원 급등

사상 초유의 고유가 '불똥'이 여행업계로 옮겨붙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유가 인상에 따른 비용을 여행상품에 연동시키는 '유류할증료'가 연초에 비해 최근 10만~20만원가량 올랐다.

대양주를 비롯해 유럽ㆍ미주 등 장거리 여행의 유가 할증료는 올해 초 52달러에서 이달 들어 140달러로 급등했다.

중국ㆍ동남아의 경우 지난 1월 46달러에서 62달러로,일본은 24달러에서 32달러로 각각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하나투어의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 등 미서부 7일' 상품은 지난해 5월 149만원 하던 것이 이달 들어 179만원으로 인상됐다.

일본 규슈온천 4일 여행 상품은 작년 69만9000~74만원에서 최근 84만9000~104만원으로 올랐다.

비행거리가 긴 유럽노선은 인상폭이 더욱 크다.

오는 25일 출발하는 모두투어의 '프라하ㆍ빈' 여행상품은 지난 1~2월 259만원에서 279만원으로 인상된 데다 5월6일 이후 발권자는 이전에 비해 10만5000원의 유류할증료를 더 내야 해 총 30만원 이상 인상됐다.여행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유가 상승으로 중국ㆍ동남아ㆍ일본ㆍ유럽 등의 여행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들의 마진율이 1~7% 선까지 내려가 인건비 및 리스크 관리비 등을 빼면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품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 그만큼 고객에 대한 리스크 및 서비스관리 비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경갑/김동민 기자 kk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