煥손실 비껴간 수출株 신고가행진

환헤지 파생상품인 통화옵션 상품(KIKO)에 가입해 대규모 손실을 입은 기업들과 달리 달러·유로화 강세 효과를 톡톡히 본 수출기업들이 잇따라 신고가를 기록해 주목된다.

적절한 환헤지 전략을 바탕으로 탄탄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축전지업체인 세방전지와 아트라스BX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주말 세방전지는 가격제한폭인 2만2500원까지 치솟았고 아트라스BX는 9.71% 올라 1만8650원을 기록했다.

적절한 환헤지 전략을 구사한 덕에 수출 증가로 급증한 영업이익을 고스란히 순이익으로 보전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이자율 및 통화 스와프계약을 맺은 세방전지는 오히려 12억원의 파생상품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세방전지 관계자는 "원화 강세에 베팅하지 않고 외화 대출을 일으키면서 동시에 원화로 통화 스와프계약을 맺는 환헤지 전략을 쓴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아트라스BX도 환헤지 파생상품 계약을 들지 않아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의 1억원대에서 154억원으로 급증했다.별도로 헤지를 하지 않은 절삭공구 수출업체 와이지원의 순이익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주가도 실적 발표 전후로 오름세를 타면서 지난 주말 장중 52주 신고가(6400원)를 경신하고 8.51% 오른 6250원에 마감했다.

와이지원 관계자는 "달러화와 유로화 가치가 동반 상승, 제품 마진이 높아져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유로화와 달러화 결제 비율이 6 대 4라는 점을 감안해 따로 헤지를 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시가총액 상위종목으로 대거 진입한 조선기자재 관련주들도 대부분 환손실을 비껴갔다.

태웅과 태광 성광벤드 하이록코리아 등이 파생상품 계약을 맺지 않아 영업이익을 고스란히 순이익으로 지킬 수 있었다.

태광은 지난 16일 신고가를 찍었고 태웅과 성광벤드 하이록코리아는 지난해 기록한 신고가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하이록코리아 관계자는 "작년에 원·달러 환율 전망이 900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KIKO 가입 제의가 있었지만 계약을 맺지 않고 자체적으로 환리스크 관리에 힘쓴 것이 오히려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평산과 현진소재는 통화옵션 파생계약을 맺었다가 1분기에 각각 77억원,74억원가량의 손실을 냈다.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납기일이 짧고 원자재 수입과 제품 수출 균형이 맞은 기업들이 파생상품 계약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결과적으로 환율 덕을 봤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