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이동통신 공룡' 탄생하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이동통신업체 MTN이 인도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스와 합병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이 합병이 성사될 경우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 1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가진 세계 이동통신업계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중국 차이나 모바일(3억9000만명)과 영국 보다폰(1억7000만명) 등에 이은 세계 7위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 MTN과 인도 바르티 에어텔 간 합병 논의가 무산되자 MTN이 대안으로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스와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MTN은 올초부터 바르티 에어텔과 합병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지분율과 가격,합병기업의 지배구조 문제 등에서 이견을 보인 끝에 최근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바르티 에어텔은 합병회사의 지분 절반을 갖고 본사를 인도에 두는 조건 등을 내걸었으나 MTN의 푸투마 느레코 CEO는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MTN이 바르티 에어텔과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서도 바르티 에어텔의 경쟁사인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스가 MTN을 인수하려 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보도는 그동안의 소문이 사실임을 확인해준 셈이다.MTN은 아프리카와 중동 21개국에서 이동통신 가입자 680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스는 인도 최대 이동통신회사인 바르티 에어텔에 이어 가입자 4600만명을 거느린 대형 업체다.

MTN과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스의 증시 시가총액은 각각 400억달러와 300억달러에 달한다.월스트리트저널은 "양사 간 협상은 아직 초기 단계로 무산될 수 있다"며 "MTN이 에미리트 텔레콤 등 다른 업체들과 합병 협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