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인플레이션의 공포] "곡물값 폭등세 5년은 더간다"

북한 등 22개국 기아 위기
곡물 등 식량 가격의 고공행진이 2012년까지 이어지면서 고유가와 더불어 세계 경제의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식량위기 타개책 마련을 위해 다음 달 초 이탈리아 로마에서 세계 식량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6월3일부터 5일까지 로마에서 열릴 식량 관련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28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식량 가격이 추가로 오르는 등 국제 곡물시장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현재의 가격 상승은 거의 모든 주요 곡물에서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고 있으며 예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곡물 가격은 2006년 이후 뛰기 시작,지난해 24% 상승했으며 올 1분기에도 무려 53% 뛰었다.FAO는 이에 따라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세계 22개국이 만성적인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22개국에는 르완다 캄보디아 니제르 코모로 아이티 등과 함께 북한도 포함됐다.

예컨대 주요 곡물의 8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에리트레아는 인구의 4분의 3이 영양부족 상태다.FAO는 보고서에서 "세계 각국이 바이오연료 생산을 장려하는 정책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식량정상회담이 기아와의 전쟁을 새롭게 시작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크 디우프 FAO 사무총장은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직접적인 식량 배급과 식량 보조금 지급,학교 급식 강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소규모 경작지를 가지고 있는 농민에게 바우처 등을 통해 종자와 비료,동물 사료를 공급하는 것도 긴요하다"며 "식량 부족 국가들의 위기 극복 지원과 종자 비료 공급 등을 위해 17억달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한편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이날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식량 가격 급등은 장기간 지속될 전망이며 세계은행 분석으로는 상승세가 다소 꺾이더라도 최소한 2012년까지는 2004~2005년 수준을 웃도는 가격 추이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졸릭 총재는 식량 가격은 에너지 가격 폭등과 깊은 관계가 있다"며 "농산물 수송비 상승이나 바이오연료용 곡물 공급 증가가 식량 가격에 모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서기열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