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CEO 3인방 "내 실패에서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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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멤버는 물론 고객과의 소통에 실패했다" "타이밍을 놓쳤다" "단기간에 승부를 걸지 마라" "첫째도,둘째도,셋째도 인재다"…. 한때 글로벌 기업의 정상에 올랐다가 지난해 경영 악화로 한순간에 추락했던 인물들이 쓰디쓴 경험에 비춰 밝힌 실패의 요인들이다.
미국의 데이비드 닐먼 전 제트블루 최고경영자(CEO),짐 도널드 전 스타벅스 CEO,에드 잰더 전 모토로라 CEO 등은 최근 포천지(5월29일자)와 공동 인터뷰를 갖고 자신들의 퇴임 사유를 이렇게 털어 놨다.회고담을 빌린 '실패의 경영학'이다.
요즘 국민과의 소통 부족으로 곤경에 빠진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닐먼은 창업 8년 만에 저가 항공사인 제트블루를 혁신과 고객 서비스를 자랑하는 미국 내 8대 규모의 항공업체로 성장시켰다.하지만 2007년 폭설에 따른 부실한 현장 대처가 발목을 잡아 지난해 5월 CEO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승객들에게 실수를 인정하고 앞으로 다시는 그런 실수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을 기본 공식으로 배워 왔다"는 닐먼은 "그런데도 당시 우리는 승객들을 항공기 계류장의 기내에 방치한 데다 전 노선을 정상 운항시키는 데 3~4일씩이나 걸렸다"며 뼈아파했다.
닐먼은 또 이사회 멤버들을 상대로 소통력을 발휘해야 하는 CEO의 책무를 소홀히했다고 자책했다.이를테면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로 상승,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 안의 개구리 신세 같은 상황이었는데 한 이사회 멤버가 곧 25달러로 떨어질 테니 헤지(위험 회피)하지 말라고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최신 경영 여건을 정확하게 알려 주지 않아 이사회 멤버들이 그릇된 판단을 내릴 조짐이 보이면 이들과의 소통 기회를 더욱 늘려야 하고,그렇게 했다고 생각되더라도 사실은 충분치 않았었다는 것이다.
잰더는 2004년 모토로라 CEO로 취임해 세계적 베스트셀러 휴대폰인 '레이저'를 히트시켰으나 후속 모델을 내놓지 못해 실패한 사례다.이에 따라 이익이 급감하고 주가가 급락했는가 하면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경영에 간섭하면서 지난해 사임했다.
"단기적인 성공에 취하다 보니 후속 제품의 론칭 시기를 잃어 시장의 역습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경영개선 요구를 들어 주고 주주총회에서 대응하는 데 많은 시간을 낭비해야 하지만 주주 행동주의자들을 기업 활동의 한 부분이라고 인정하고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럴수록 "단기 실적 유혹에 휘둘리지 말고 경영 간섭의 빌미를 주지 않는 장기적 경영 전략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스타벅스를 2년 동안 안정적으로 성장시켰던 도널드는 판매 부진과 주가 반토막이라는 덫에 걸려 지난해 창업주인 하워드 슐츠 회장에 의해 쫓겨났다.
그는 글로벌 투자를 조기에 실행하지 못한 것을 최악의 실수로 꼽았다.
특히 "CEO가 휴대폰을 직접 디자인할 수는 없다"면서 "경영의 최우선은 인재 발굴"이라고 강조했다.우수한 인재를 뽑는 속도가 늦을수록 비용은 더 클 것이라고 충고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
미국의 데이비드 닐먼 전 제트블루 최고경영자(CEO),짐 도널드 전 스타벅스 CEO,에드 잰더 전 모토로라 CEO 등은 최근 포천지(5월29일자)와 공동 인터뷰를 갖고 자신들의 퇴임 사유를 이렇게 털어 놨다.회고담을 빌린 '실패의 경영학'이다.
요즘 국민과의 소통 부족으로 곤경에 빠진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닐먼은 창업 8년 만에 저가 항공사인 제트블루를 혁신과 고객 서비스를 자랑하는 미국 내 8대 규모의 항공업체로 성장시켰다.하지만 2007년 폭설에 따른 부실한 현장 대처가 발목을 잡아 지난해 5월 CEO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승객들에게 실수를 인정하고 앞으로 다시는 그런 실수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을 기본 공식으로 배워 왔다"는 닐먼은 "그런데도 당시 우리는 승객들을 항공기 계류장의 기내에 방치한 데다 전 노선을 정상 운항시키는 데 3~4일씩이나 걸렸다"며 뼈아파했다.
닐먼은 또 이사회 멤버들을 상대로 소통력을 발휘해야 하는 CEO의 책무를 소홀히했다고 자책했다.이를테면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로 상승,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 안의 개구리 신세 같은 상황이었는데 한 이사회 멤버가 곧 25달러로 떨어질 테니 헤지(위험 회피)하지 말라고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최신 경영 여건을 정확하게 알려 주지 않아 이사회 멤버들이 그릇된 판단을 내릴 조짐이 보이면 이들과의 소통 기회를 더욱 늘려야 하고,그렇게 했다고 생각되더라도 사실은 충분치 않았었다는 것이다.
잰더는 2004년 모토로라 CEO로 취임해 세계적 베스트셀러 휴대폰인 '레이저'를 히트시켰으나 후속 모델을 내놓지 못해 실패한 사례다.이에 따라 이익이 급감하고 주가가 급락했는가 하면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경영에 간섭하면서 지난해 사임했다.
"단기적인 성공에 취하다 보니 후속 제품의 론칭 시기를 잃어 시장의 역습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경영개선 요구를 들어 주고 주주총회에서 대응하는 데 많은 시간을 낭비해야 하지만 주주 행동주의자들을 기업 활동의 한 부분이라고 인정하고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럴수록 "단기 실적 유혹에 휘둘리지 말고 경영 간섭의 빌미를 주지 않는 장기적 경영 전략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스타벅스를 2년 동안 안정적으로 성장시켰던 도널드는 판매 부진과 주가 반토막이라는 덫에 걸려 지난해 창업주인 하워드 슐츠 회장에 의해 쫓겨났다.
그는 글로벌 투자를 조기에 실행하지 못한 것을 최악의 실수로 꼽았다.
특히 "CEO가 휴대폰을 직접 디자인할 수는 없다"면서 "경영의 최우선은 인재 발굴"이라고 강조했다.우수한 인재를 뽑는 속도가 늦을수록 비용은 더 클 것이라고 충고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