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증권맨들 산사(山寺)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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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증권맨들 산사(山寺)로 간 까닭은?"18년여의 펀드매니저 생활이 빡빡하게 채워진 일상의 연속이었는데 산사 체험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투자철학 등을 되돌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요즘들어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산사 체험'이 열풍이다. 증권사 임직원들이나 펀드매니저 등이 전국 각 지역의 산사(山寺)를 줄이어 찾아 나서고 있는 것. 3일 메리츠증권은 전임직원을 대상으로 템플스테이연수프로그램(산사체험, Temple stay)을 마련하고 오는 2009년 3월까지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메리츠증권 직원들은 인천 전등사, 인제 백담사, 구례 화엄사 및 제주 약천사 등 전국 각지의 17개 사찰에서 '산사체험'을 할 수 있게 된다. 발우공양(평상시 승려들이 식사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비롯해 예불, 다도, 울력(봉사적 노동협동 방식) 등의 기본 프로그램과 명상시간을 통해 내면의 세계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김종태 기획총괄 전무는 "임직원들이 템플스테이를 통해 치열한 증시에서 바쁘게 지내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정신적인 휴식과 자기성찰을 통해 재충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삼성투신운용은 지난달 펀드매니저 14명을 비롯해 참가를 자청한 직원들에게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주고자 강화도 연등국제선원에서 산사체험(Temple Stay)을 실시했다. 이들은 새벽예불, 참선, 발우공양, 숲길 명상걷기, 스님과의 대화 등 마음수련을 위한 과정을 경험하고 돌아왔다.
회사측은 앞으로 참여직원을 확대하고, 개인별 종교를 고려해 종교적 성격보다는 휴식 및 정신수양에 목적을 두고 과정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렇듯 증권가에 산사체험이 인기를 끄는 것은 증시활황과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높은 업무강도로 인해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고 여유를 찾는데 가장 효과적인 프로그램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삼성투신운용에서 실시한 사내 설문조사에서도 산사 체험은 직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재충전 프로그램으로 꼽혔다.
펀드매니저들의 경우에는 산사체험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투자철학이나 원칙 등을 되돌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세계최고의 부자 빌게이츠도 회사와 가족을 떠나 조용한 곳에서 1년에 두 번씩 생각 주간을 갖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빌게이츠는 이 시간을 통해 과거를 되돌아 보고 아이디어를 정리해 미래 전략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산사체험 또한 펀드매니저들에게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