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호 아모제 대표 "손님 표정만 봐도 취향변화 읽을 수 있어"

"입맛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국내 외식시장에서 한 브랜드로 몇십 년을 유지하기란 불가능하죠.대신 다품종 소량 브랜드로 급변하는 소비자 취향을 다양하게 맞춰 가야 합니다."

국내 외식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는 신희호 아모제 대표(50)는 3일 기자와 만나 외식 브랜드의 생존 비법을 이같이 분석했다.한 마디로 매장 수를 늘리는 것보다 다양한 컨셉트로 시장 변화를 선도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외식 전문기업 아모제는 올해 65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4개 외식 브랜드와 인천공항 컨세션 사업(공공시설 내 식음료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 경영학과와 미국 미시간대 MBA(경영학 석사) 출신인 신 대표는 우리나라 외식업계의 역사를 그대로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1987년 MBA를 마치고 삼성전자에서 2년간 흑백TV 수출 업무를 담당하다 친형인 신철호 임페리얼 팰리스호텔(옛 아미가호텔) 회장 밑에서 부사장으로 10년간 일했다.호텔 재직 시절인 1995년 서울 강남역에 스위스의 유럽 마켓형 레스토랑 '마르쉐'를 내면서 외식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신 대표는 조리된 음식을 포장 판매하는 최초의 테이크아웃점 '카페 아모제'(매장 20개),국내 첫 오므라이스 전문 레스토랑 '오므토토마토'(36개),중ㆍ저가 와인바 레스토랑 '파파게노'(1개) 등 '최초'란 수식어가 붙은 새로운 컨셉트를 잇따라 선보이며 돌풍을 일으켰다.

신 대표의 좌우명은 '준비하고 도전한다'는 것.남들이 잘하는 것을 따라 하기보다는 제대로 보지 못한 시장을 발굴하는 데 주력한다는 얘기다.하지만 이런 시도가 늘 성공한 것은 아니다.

2002년 출시한 중식 브랜드 '엉클웡스'는 당시 소비 트렌드와 맞지 않아 바로 접어야 했다.

이런 실패를 거울삼아 그는 매주 목요일이면 매장 한 귀퉁이에 앉아 30~40분씩 관찰한다.그러다 보면 사무실에선 느낄 수 없는 살아 있는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고.

아모제는 지난 5월 국내 외식업계 최초로 미래 점장 공채제도와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해 주목받았다.

신 대표는 "2003년 마르쉐가 주춤했던 때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매장 관리도 미흡했다"며 "외식업계만의 맞춤형 전문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올해 해외시장 진출을 새 과제로 삼았다.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푸드코트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그는 "우선 미국에서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며 경영 노하우를 쌓은 뒤 한식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또 "대학 시절부터 꿈꿔 온 국내 50위 안에 드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꿈을 국내 1위 토종 외식 전문기업 아모제로 이뤄 내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