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km행군'김완태 아나운서 숨겨진 사연은?

김완태 아나운서가 120km행군에 나섰다.

김 아나운서는 횡성에서 서울까지 120km에 달하는 거리를 사흘 동안 걷고 또 걸으며 어느덧 13년 차로 접어든 중견 아나운서로서의 입지를 새롭게 다지기 위해 몸을 던졌다. 자신의 영역에서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했던 그가 고행의 길을 걷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김완태 아나운서는 스포츠중계, 뉴스, 음악 등 갖가지 종류를 섭렵하며 해박한 지식을 겸비한 만능아나운서다. 하지만 올해 40을 맞이한 그는 "불혹이 부록처럼 느껴진다"며 "끼 넘치는 후배들과 관록의 선배들 사이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는 진지하고 심각한 고민을 실토했다.

열심히 하겠다고 하는 의욕이 넘치지만 오버하는 탓에 항상 편집 1순위인 김완태 아나운서.이런 그에게도 화려했던 시절은 있었다. 수백 대 일의 경쟁을 뚫고 아나운서국에 입사한 김완태 아나운서는 입사 직후 장학퀴즈 등 대형 프로그램의 MC로 전격 기용 되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개그스러운 이미지도 함께 어필하며 아나운서들의 쇼 오락 프로그램 출연이 드물던 시절, 예능 프로에 고정 출연해 왕성한 활동을 펼쳤었다. 그리고 라디오와 뉴스, 스포츠 중계까지 한 때는 일주일에 방송 8개를 소화해 내는 저력을 보이기도.

'제 1의 전성기'로 불릴 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던 순간도 잠시 뿐, 날이 갈수록 불어나는 살에 김완태 아나운서는 6개월 만에 MC 하차라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 당시를 회상하던 김완태 아나운서는 "프로로서 자기 관리를 못한 부분도 있지만 '살이나 빼고 나와라' '볼 때 답답하다' 등 의 게시판 글을 보면서 '내가 과연 무엇 때문에 아나운서가 됐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김완태 아나운서에게 다가온 시련은 여기서가 끝이 아니었다. 3년 전 결혼 4년 만에 어렵게 가졌던 아이를 유산으로 잃게 됐고 작년엔 방송 때문에 임종조차 지키지 못한 채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큰 상처를 안게 된 것.

아나운서로서의 슬럼프와 동시에 개인적인 아픔까지 겹친 김완태 아나운서는 이에 새로이 각오를 다지고 힘을 낼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120km도보 여행을 계획했다.

억수로 쏟아지는 빗속에서 시작된 첫 날의 행군에 이어 작열하는 태양에서의 둘째 날 행군을 힘겹게 이어가던 김 아나운서. 그러던 중 절친한 후배 류수민 아나운서와 서인 아나운서가 응원 차 찾아와 힘을 실어주기도. 최종 도착지가 어디냐고 묻는 까마득한 후배 아나운서 서인에게 김완태 아나운서는 "내 도보여행의 목적지는 여의도다. 13년 전 방송도 모르던 내가 여의도로 출근하는 데 그렇게 행복 할 수 없었다. 13년이 지난 지금도 느낌은 마찬가지다"며 "여의도에 가면 여전히 가슴 설렌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려 주위 사람들 역시 '아나운서'에 대한 그의 열정과 애정에 눈시울을 붉혔다.한편, 김완태 아나운서는 MBC 네버엔딩스토리에 출연해 "덩치도 있고 퉁퉁하지만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될 수만 있다면 그걸로 행복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