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질서가 국가경쟁력이다] 창업ㆍ재개발 法상세 설명에 참가시민들 "강의 더 해달라"

"창업에 필요한 법률지식이 이런 것들이었군요." "재개발 조합의 설명에만 의존했는데 이제 재개발 절차가 한 눈에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5일 오후 2시 서울 용두동에 위치한 동대문구청 5층 강당.강사로 나선 이한무 변호사(41.연수원 33기)와 장원필 변호사(40.연수원 33기)가 잇따라 강단에 오르자 120여명의 지역 주민과 예비 창업자들의 눈빛은 빛나기 시작했다.자신들에게 꼭 필요한 법률 지식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두 변호사의 이날 강의 주제는 '예비 창업자를 위한 법률강좌'와 '재개발 재건축 법률상식'.이들 주제는 동대문구 지역에 재개발 사업이 많고 동대문 의류시장을 중심으로 창업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주민 요청에 따라 결정됐다.

이 때문인지 20대의 젊은 새댁에서부터 백발의 할아버지까지 수강생의 연령은 다양했지만 강의에 대한 집중도는 놀라울 정도였다.강의에 참가한 주부는 휴대폰 벨소리가 울려 '면학 분위기'가 흐려지자 주변 학생들의 눈총이 따가워 잠시 나갔다 다시 들어와야 할 정도였다.

한국경제신문과 대한변호사협회가 각 지역 주민에게 맞는 맞춤형 법률지식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찾아가는 시민법률학교'의 취지가 그대로 적중하고 있었다.

실제 첫 번째 강사인 이 변호사는 연세대 프랜차이즈 최고경영자과정까지 수료한 창업 전문가로 '주식회사' 설립 방법,주주선정 방식,상호 결정시 분쟁회피 방안 등 창업에 필요한 소소한 법률 지식까지 설명했다.재개발 전문가인 법무법인 영진 소속의 장 변호사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재개발 추진과정에 적용되는 다양한 법률 내용을 강의했다.

강의에 참석한 주민 김인자씨(57)는 "동대문구 안에 여러 곳에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관련 법률지식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번 수강으로 큰 도움이 됐다"며 "시간이 모자라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추가 강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사립 동대문구청장은 "창업.재개발 등 주민들이 실생활에 꼭 필요한 법률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자리였다"며 "찾아가는 시민법률학교가 시민들에게 개별적으로 필요한 법률정보뿐만 아니라 기초법질서 준수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찾아가는 시민법률학교'는 변호사들이 각 구청을 찾아가 창업 부동산 상속 등 지역 주민에게 적합한 법률지식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교통사고처리시 주의할 점 등 일반 시민에게 공통적으로 필요한 법률상식도 설명해주고 있다.

이번 법률학교는 강남구에 이어 두 번째로 앞으로 서울 종로구,마포구,성북구,인천 동구,성남 중원구,고양시 등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